2월의 <인권으로 읽는 세상>은~
인권오름을 종간하면서 매주 사랑방 활동가들이 돌아가며 썼던 <인권으로 읽는 세상>을 지난 1월부터 [프레시안]에 올리고 있습니다. (홈페이지에도 올리고 메일링으로 배포도 함께 하고 있어요~) 월요일 회의하면서 함께 주제와 방향을 정하고 수요일까지 글을 쓰기가 빡빡하고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꾸준하게 이야기 나누고 글을 통해 세상을 인권으로 읽는 연습을 해나가려고 하니, 많이 읽어주세요. ^^
2월에는 다음과 같이 인권으로 세상을 읽어보고자 했습니다. 트럼프의 반이민 행정명령으로 드러난 배제/축출의 광기가 미국만의 문제가 아닌 한국의 문제이기도 하다는 것(2/2), 도시가스 검침 노동자들의 파업 투쟁을 보며 광장의 촛불을 일상과 일터로 이어가야 한다는 것(2/9), 집회방해한 경찰에 난 배상 판결을 환영하며 집회를 통제할 수 있는 경찰의 권한을 근본적으로 삭제해나가자는 것(2/16), 차별금지법은 ‘나중에’라던 대통령 후보의 말은 성소수자 인권을 유예하는 것으로 나중이 아닌 ‘지금 당장’의 과제라는 것(2/23)... 우리가 나눈 이야기들이 작은 울림으로나마 전해지길 바라며, 3월에도 인권으로 읽는 세상을 이어가겠습니다~
촛불과 인권운동, 광장의 정치에서 일상의 정치로
저마다의 자리에서 촛불을 밝혀온 서너 달의 시간들을 경과했습니다. 인권운동은 이제 어떤 도전을 하며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세상을 만들어가야 할까요? 인권활동가들이 모여 토론을 벌였습니다. 2월 14일 인권운동장을 열어 박근혜 퇴진운동의 현재와 퇴진 이후에 관한 전체토론을 진행하고 인권운동의 질문을 나누는 모둠토론을 이어갔습니다. 소수자운동과 촛불의 만남이 '정치적 올바름'을 넘어서 평등한 세상을 열어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정권을 흔들었던 광장의 기운이 일상과 삶의 변화로 이어지게 하려면 운동은 무엇을 해야 할까요? 촛불집회 과정에서 불거졌던 비폭력이냐 폭력이냐는 질문을 넘어서려면 어떤 고민이 필요할까요? 인권운동장에서 진행한 토론의 결과를 바탕으로 3월 2일 인권활동가대회에서 토론마당이 펼쳐졌습니다.
광장의 촛불은 그간 사회운동이 만들어온 저항의 힘을 넘어서 한국사회를 흔들었습니다. 저항을 포기하지 않고 인간의 존엄을 지켜온 운동의 역할이 있는 만큼 운동이 놓쳐온 힘들, 한국사회의 변화를 주도하지 못하는 운동의 현재에 대한 성찰이 필요합니다. 사람들이 자신의 권리를 찾기 위해 기댈 수 있는 조직들이 사라지고, 운동 내부의 민주주의가 취약하고, 사회를 크게 바꾸기 위한 변혁의 담론도 희미합니다. 운동이 스스로를 갱신할 때 한국사회도 억압과 착취와 불평등의 체제를 넘어설 수 있을 것입니다.
인권운동이 처한 어려움도 다르지 않습니다. 성소수자 혐오를 지반으로 세를 불려온 극우보수세력이 탄핵을 기각하라며 태극성조기를 들고 거리로 나왔습니다. 야당 유력후보가 차별금지법 제정을 유보하고 사드 배치에 미온적 행보를 취하고 있는 현실은 역사적 현재를 보여줍니다. 반공을 기치로 평등의 가치를 억압해온 보수세력의 힘에 밀리지 않기 위해 우리 스스로 새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한 구심을 만들어가야 할 때입니다. 인권운동만의 전망을 찾기보다는 한국사회의 변화 속에서 운동 전체를 살피며 평등과 연대의 감각을 북돋고 인권의 조직들을 만들어가자는 제안을 했습니다. 인간의 존엄을 지키고 세우기 위해 다시 한 걸음 내딛겠습니다.
인권단체연석회의에서 한걸음 더
2월의 간담회를 거쳐 3월 3일 인권단체연석회의 전체회의가 열렸습니다. 인권활동가대회에서 시간을 잠시 얻어 오랜만에 많은 단체들이 한자리에 모였답니다. 인권운동이 더욱 연결되고 연대가 두터워지기 위해 인권단체연석회의를 전환하여 재구성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다만 논의 시간의 부족으로 구체적인 운영방안이나 연대 틀의 새로운 이름 등을 정하지 못해서 다시 한 번의 회의를 거치기로 했어요. 자세한 소개는 다음 회의 이후에 보고드릴게요.
월담에서 인천과 대구의 공단 조직화 활동을 배우기 위해 인터뷰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월담에서는 공단 조직화의 구체적인 상 중 하나인 공단 노조 건설과 관련된 토론을 앞으로 진행하기로 했습니다. 현재 월담 상황에서 당장 공단 노조를 만든다거나 하는 게 쉽지 않지만, 막연하고 추상적인 ‘공단 조직화’를 넘어 구체적으로 어떤 준비와 싸움을 통해 그 길을 밟아갈 수 있을지 함께 궁리해보자는 취지입니다. 이런 작업을 할 때는 월담보다 먼저 그 길을 갖던 경험자들을 찾게 되는데요. 2002년에 이미 대구지역의 성서공단에서 노조를 건설해서 벌써 15년이나 된 성서공단노조와 2012년부터 인천 부평과 남동공단에서 활동을 벌이면서 최근에는 파견노동자를 비롯한 여러 당사자 모임을 운영 중인 인천 사업단을 방문하기로 하고 관련 자료를 함께 검토했습니다. 특히 인천 사업단에서 상담을 통해 만나게 된 노동자들이 집단상담으로 연결되고, 당사자 모임으로까지 이어지는 모습이 흥미로웠습니다. 수년 동안 제조업 불법파견근절 활동을 해오기도 했었는데요, 직접 발로 뛰면서 거리 곳곳에 널릴 파견업체들을 조사하고 고발조치를 하는 가 하면, 파견노동자들을 설문과 상담을 통해 만나면서 인천지역의 파견시장에 개입해들어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공단 조직화 활동처럼 목표가 너무 크고 기반이 부족한 사업은 그만큼 막연하고 할 수 있는 것만 하게 되는 경향에 빠지기가 쉬운 것 같습니다. 월담에서도 다른 지역을 만나가면서 월담 활동에 긴장감을 가지고 구체적으로 어떤 싸움을 기획하고 벌여나갈 수 있을지 열심히 궁리해보려고 합니다.
세월호 선체조사 특별법안 국회 통과
작년 9월말 세월호 특조위가 해산될 때 가장 큰 우려 중 하나는 세월호 인양 후 미수습자의 수습과 선체 조사 등을 책임질 독립적 기구가 사라진다는 점이었습니다. 2기 특조위를 출범시키기 위한 특별법 제정 또는 개정이 요원한 상태지만 3월 2일 선체조사와 관련한 특별법('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특별법')이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선체가 인양되면 선체 조사를 위한 위원회를 설치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부족한 점도 많습니다. 수습과 선체조사를 위한 기간과 조사인력이 충분하지 못하고 선체 보존이 명시되지 않은 점이 특히 문제입니다. 세월호의 온전한 인양을 기원하는 것과 함께, 인양 이후를 본격적으로 준비해야 할 때입니다. 일을 위해 4.16연대에서는 인양TFT를 꾸리기도 했습니다.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세월호 참사 이후는 반드시 달라져야 한다
지난 3월 5일, 4.16연대 3기 정기총회가 열렸습니다. 작년 한해 동안 정부여당의 세월호 참사 지우기와 진상규명 무력화에 맞서며 진실의 길을 걸어온 서로를 격려하며 2017년의 계획을 논의했습니다. 생명권 보장 의무 위반이 대통령 탄핵사유가 되고 낡은 체제를 심판하는 기운이 한국사회를 뜨겁게 하는 지금, 세월호 참사 이전과 이후는 반드시 달라져야 한다는 다짐을 사회적으로 되새기며 근본적으로 바꾸기 위한 장기적 전망의 토대를 마련하자고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진상규명과 세월호 인양, 416재단 설립, 416안전공원 건립 등 여러 현안 과제도 풀어가야 합니다. 올해가 지나갈 즈음엔 세월호 참사 이후의 사회를 느낄 수 있도록 함께 해주세요!
박근혜-재벌총수를 감옥으로! 투쟁하는 노동자들과 함께 나선 대행진
비정규직, 정리해고, 노조탄압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투쟁하는 노동자들이 2월 10-11일 박근혜와 재벌총수를 감옥으로 보내자 외치며 1박 2일 행진을 진행한다고 하여 함께 했습니다. 이명박근혜 정권 하에서 절망 속에 스스로 목숨을 끊고, 또 열악환 조건 속에서 죽음으로 내몰린 수많은 노동자들이 있었습니다. 그 죽음을 기억하며,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 재벌들도 반드시 처벌되어야 한다고 외치며 특검 앞에서 시작해서 불법과 착취로 노동자들을 죽음으로 내몬 대표 재벌기업 삼성본사 앞을 지나, 재벌에게 면죄부를 줌으로써 노동자들을 사법살인해온 법원과 무력하게 재벌 눈치보며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있는 국회를 규탄하면서 이어진 걸음은 광화문에서 마무리되었습니다. 한번 기각되면서 많은 이들을 분노케 했던 이재용이 드디어 구속되고,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의 실체는 재벌과의 유착이라는 특검 수사결과 발표도 있었는데, 이제 시작인 거겠지요. 노동자들이 더는 죽음으로 내몰리지 않는 새로운 세상을 위해 내딛어야 할 걸음들에 나란히 함께 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