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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헌법재판소 긴급 진단-‘퇴보 우려 ’

‘헌법재판소의 민주적 구성과 시민참여’ 공청회

‘자격검증 반드시 거쳐야 한다’

88년 임명된 제1기 헌법재판관의 임기만료를 14일 남겨놓고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참여민주사회와 인권을 위한 시민연대」 ‘사법감시센터’, 「한국공법학회」는 1일 변호사회 서초 별관에서 ‘헌법재판소의 민주적 구성과 시민참여’의 주제로 공청회를 열어 헌법재판소의 기능과 역할, 선출방법, 시민참여 등에 대한 토론을 벌였다.

발표에 나선 이승우(경원대 법학)교수는 헌법재판소의 기능을 “헌법보호기능, 권력통제기능, 헌정생활의 안정과 정치적 평화를 보장하는 기능 그리고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구현하기 위한 수단적 의미를 갖는다”고 말했다. 따라서 헌법재판소의 모든 결정이 모든 국가작용에서 지켜지도록 국민이 참여와 감시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정당성 확보를 위해 국회동의 과정의 의결정족수를 제적 2/3이상의 의결을 거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재판관 후보자의 추천권자 및 결정절차에 있어 대통령에 의해 임명된 대법원장이 재판관 3인을 추천하는 것은 문제가 크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교수는 재판관 임명에 있어 재판관 임명절차에 국민 참여절차가 전혀 명문화되어 있지 않은 점을 들면서 해결방안으로 인사청문회를 열 것을 제안했다. 그는 제대로 된 청문회를 위해서는 사전에 임명대상자에 관한 자료수집과 정리가 전제돼야 하며 이를 많은 시민단체들이 주도적으로 참여해 이끌어갈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한상희(경성대 법학)교수는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의 결정성향분석’의 발표에서 “6공화국 등장이나 3당합당 등의 사건을 통해 헌법재판소의 정치적 중립성 유지란 불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었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이처럼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의 결정성향은 헌법이 아닌 법률 우선적, 정치 우선적 사고가 전면에 나서고 있다”고 심각성을 짚었다.

법과대학생, 헌법재판소연구관, 변호사 등의 참여하여 홍금애(공정사회구현 법률소비자연맹 기획실장)씨의 ‘시민이 바라는 헌법재판관 상’ 발제로 시작된 2부 토론회에서 이명홍(헌법재판관연구관)씨는 “헌법재판관 선출에 있어 전문성의 결여와 권력집중구조가 인사문제에서 나타난다”며 대법원장이 사실상 3명을 임명하는 현 법제도의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이 빠져있다는 것은 큰 문제다. 법원이 위헌제청을 안 할 경우 통제 방법이 없다는 것”이라며 독일의 경우 재판에 대한 헌법소원이 80%를 차지한다고 덧붙였다.

정종섭 교수도 “2기 헌법재판소 재판관임명이 정치세력의 자리나누기 식이 된다면 헌법재판소의 퇴보는 당연하다. 나아가 헌법재판소 폐지론이 나올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로서는 제도상 개선은 어렵고 결국 2기 헌법재판소의 몫”이라고 지적했다.

이석태 변호사는 현재 헌법재판소의 비민주성과 폐쇄성, 밀행성이 지금과 같은 결과를 초래했다고 평가하면서 재판관 임명에 있어 인선범위 추측이 어렵고, 임명절차에 참여할 수 있는 방법이 까다로운 점을 짚었다. 따라서 “임명 내정자를 미리 알아내서 비판하는 수준의 참여방법정도 밖에 없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