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운동사랑방 후원하기

인권하루소식

북한 장학생 발언 박홍 총장 증인으로 채택

이상우씨 재판에서 핵심증인신문 비공개 진행, 가족들 거세게 항의


북한 공작원에 포섭돼 지령을 받고 귀국한 혐의로 지난해 10월 구속된 이상우씨 공판에서 재판부는 핵심증인 신문을 비공개로 진행하였고, 또, 지난해 ‘주사파’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박홍 서강대 총장을 다음 재판의 증인으로 채택했다.

서울지방법원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이광열)는 8일 오후 3시30분 서울지법 425호 법정에서 이상우씨의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 4차 공판을 열었다.

이날 재판에는 같은 사건으로 구속된 안윤정(31)씨가 증인으로 출석 증언했다. 안씨는 “독일 유학 기간중 이씨의 주선으로 김용무 씨를 만났고, 이씨가 귀국 후 정신분열 증세를 보여 입원하고 신학대에 입학하는 등의 모습을 보인 것은 ‘통일사업’을 포기한 행위로 간주하였고, 그 후 이씨와의 연락이 끊겼다”고 진술했다.

이씨를 포섭한 것으로 알려진 북한 공작원 김용무 씨를 91년 재출국시 독일에서 만났다며 “(김씨가) 비엔나 주재 북한 대사관 직원을 만나 그쪽 음악에 관한 자료를 볼 수 있다, 북한의 윤이상 음악연구원이 있다”는 말을 듣고 이상한 느낌을 갖기 시작했지만, 그 이후 전혀 접촉이 없었다고 말했다.


증인신문 비공개 진행

안씨의 증언 이후 독일 유학중 북한의 공작원에 포섭돼 북한을 4차례 드나들면서 간첩활동을 하다 자수한 것으로 보도된 한병훈(31)씨가 증인으로 나왔다. 한씨는 지난해 안기부에 자수하여 이씨와 안씨등의 독일에서의 행적에 대해 말한 것으로 밝혀 이 씨 등이 구속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변호인측은 “한씨의 증언내용이 이 사건에서 핵심적인 부분”이라며 재판부에 녹음할 수 있도록 해 줄 것을 요청했으나, 재판부는 절차상의 문제를 들어 거부했고, 검찰측이 증인의 신변보호와 증언내용에 대한 보호를 이유로 비공개로 할 것을 요청하자 이를 받아들여 이후 한씨에 대한 신문은 비공개로 진행되었다.

재판부의 비공개 신문 결정에 대해서 이상희(57)씨 등 방청온 가족들은 “문민정부에서 비공개 증언이 말이 되냐, 군사법정에서도 증인신문에 비공개가 없었다”며 법정 밖에서 거세게 항의했다. 변씨는 주로 북한 방문에 대해 진술하였다고 전해졌다.


박홍 총장 등 증인 채택

한편, 변호인은 증인으로 안계춘(이상우씨 후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씨와 박홍 총장을 신청하였다. 재판부는 박홍 서강대 총장의 증인 신청에 대해서 사건과 직접 관련이 없다며 채택하려 하지 않았으나, 변호인측이 “한씨가 독일에서 박홍 총장을 만났다고 진술했고, 주사파 파동으로 이씨가 구속된 것이라며 박홍 총장의 증언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하게 주장하여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였다.

다음 재판은 22일(수) 오후 2시 서울지법 425호에서 열린다.

이상우(42)씨는 연세대 정외과 재학중 민청학련사건으로 7년간 복역하였고, 88년 5월-89년 5월 독일 쾰른대 유학하면서 북한 사회문화부 소속 공작지도원 김용무(57)에게 포섭돼 입북, 남한내 비밀결사조직을 구축하라는 지령을 받고 귀국해 운동권 동향을 김씨에게 보고한 혐의로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작년 10월7일 안기부에 연행되어 구속되었었다.

함께 연행되었던 정현백(성균관대), 김진홍(숭실대)교수들은 안기부에 연행돼 조사를 받고 혐의가 없어 풀려났으나, 이, 안씨는 구속되었었다.

이 사건의 핵심은 이 씨 등이 접촉한 재독 교포 김용무 씨가 북한의 공작원인가 아닌가 하는 것이고, 이에 대한 증거로는 한씨의 진술 밖에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