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간첩’ 불고지 혐의로 구속된 허인회(31, 현 새정치국민회의 당무위원)씨가 김동식(33)씨를 만났다는 시간에 다른 사람과 함께 있었음이 구속적부심에서 밝혀졌다.

서울지법 형사1부(재판장 민형기 부장판사)는 16일 오전10시50분부터 12시30분까지 서울지법 320호실에서 허인회 씨에 대한 구속적부심 심리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허씨는 김동식 씨가 진술했다는 내용에 대해 전면 부인하였다. 허씨는 “당시 9월23일 여동생의 결혼이 잡혀 있었기 때문에 바빴다”면서 김씨가 허씨를 만나 얘기를 나눴다는 9월15일 오전 10시30분경과 낮12시30분경에는 사무실과 국회의원 회관에서 매제와 국회의원 보좌관 등을 만났다고 말했다. 허씨는 “9월16일 오전 10시경 사무실로 찾아온 동생과 결혼할 매제를 만났고, 이 시간에 사무실에 찾아온 사람은 빵집 주인과 여자 두 사람 뿐이었다”고 말했다. 또, “이날 낮 12시30분경에는 국회의원 회관에서 동생 청첩장을 돌리다가 오후1시20분경 사무실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또한, ‘간첩’ 김동식 씨가 세번째 만났다는 9월20일 오후4시경에는 “국회에서 강철선 의원등을 만나고 있을 시각이었다”고 말했다.

임영화 변호사는 “이런 사실들을 허씨 회사의 직원들과 국회의원, 국회의원 보좌관, 새정치국민회의 당직자들이 증언하고 있다”며 “경찰이 주장하는 것들은 모두 허위임이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변호인단은 이에 대한 증거로 재판부에 회사 직원, 강철선 의원 등 증인들의 증언내용과 거래시간이 기록된 광주은행 영등포지점 발행 허씨 자필의 예금청구서 사본 등을 증거로 제출했다.

허씨는 “구속 이후 김동식 씨의 사진 두 장을 보았을 뿐이며, 그의 진술서도 보지 못했다. 그의 진술내용은 매우 중요한 것이기 때문에 대질신문을 요청했으나,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변호인단은 “물증도 하나 없이 간첩의 진술만 듣고 인신구속 하는 것은 인권유린”이라며, “이런 무분별한 구속은 오히려 ‘간첩’을 도와주는 일”이라며 석방을 촉구했다. 허씨의 구속적부심에 대한 결정은 오늘 오전까지 내려지게 된다.

한편, 허씨는 조사과정에서 “수사관들이 김동식 씨가 구체적인 것을 말하기 시작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전해 부여간첩과 관련 계속되는 구속사건이 확대될 것임을 암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