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운동사랑방 후원하기

인권하루소식

“고문에 못 이겨 노동당 입당 허위자백”

박충렬 씨 변호인에 밝혀, 김태년 씨도 접견 거부당해


지난달 15일 새벽 안기부에 연행된 박충렬(36, 전국연합 사무차장)씨에 대한 변호인 접견이 거부된지 5일만에 변호인 접견이 이뤄졌다. 그러나, 변호인 접견이 거부되었던 지난 11월30일, 12월1,2일에 걸쳐 박씨는 안기부 수사관들로부터 경기도 마석 모란공원, 남양주군 능내리, 관악산, 중구청 옆 대공상담소 등지로 끌려 다니며 고문을 받고, ‘조선노동당에 입당했다’고 허위자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사실은 4일 박씨를 접견한 윤기원 변호사(전국연합 인권위원장)에 의해 밝혀졌다.

윤 변호사에 따르면, 변호인 접견이 거부된 11월30일 이후 3일까지 이른바 부여간첩 김동식이 주려한 무전기와는 관계없이 노동당 입당 사실을 불라고 추궁 받았다고 한다. 안기부 수사내용이 다시 한번 바뀐 것이다. 즉, 회합통신혐의에 대한 수사가 진척이 없고, 검찰 송치기간이 6일로 다가오자 안기부는 이제까지의 수사방향을 바꿔 박씨의 반국가단체 가입 부분에 초점을 맞춰 수사하기로 한 것으로 보인다.

박씨는 능내리에서는 한밤중에 웃옷을 벗기우고, 16명의 수사관들에게 무릎이 꿇린 상태에서 집단 구타를 당했고, 중구청 옆 안기부 대공상담소에서는 6-7시간 동안 정신 없이 구타를 당했다고 윤 변호사에게 밝혔다.

이 과정에서 박씨는 ‘안기부가 요구하는 대로 92년 중부지역당 사건으로 수배중인 김철환 씨와 관악산에서 노동당 입당을 결의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또, 같은 날 안기부에 구속된 김태년(32, 성남미래준비위원장)씨에 대한 변호인 접견도 4일부터 안기부에 의해 거부되고 있어 관계자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한편, 지난달 30일 결성된 「총선시기 안기부 조작간첩 진상규명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 소속 회원 3백여명은 2일 안기부를 항의방문, 박씨에 대한 변호인 접견과 고문수사 중단을 요구했다. 이들은 5일 오전에도 안기부를 항의방문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