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고지 혐의는 과거의 국가보안법 적용 ‘유죄’
12일 변호인 접견제한 ‘판결에 영향 없다’며 기각
대법원 형사3부(주심 김상원 대법관)는 12일 간첩방조죄, 회합․편의 제공 등의 혐의로 기소된 노중선 피고인(54)에 대한 상고심에서 “간첩방조죄는 성립되지 않는다”며 원심일부를 파기, 서울 고법으로 되돌려 보냈다.
재판부는 그러나 안기부와 검찰 수사에서 변호인의 접견을 제한 당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안기부가 접견을 제한하였다는 사유가 판결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고, 검찰에서 변호인 접견제한은 이를 입증할 자료가 없고 검찰진술조서를 보아도 증거능력을 의심할 만한 사유가 없다”며 기각해 사법부가 수사기관의 위법행위에 경종을 울릴 기회를 놓친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간첩방조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이 반 국가단체의 간첩임을 인식하면서 간첩행위를 원조하여 용이하게 하는 행위가 요구된다”며 “노피고인이 김낙중 씨의 국가기밀의 탐지, 수집행위를 도왔다 하더라도 반국가단체의 간첩임을 인식하면서 행위조력하였다고 볼 수 없다”고 밝히며, 원심에서 불고지 성립의 정황증거를 간첩방조죄로 잘못 해석했다고 판시하고, 불고지, 회합․편의제공 혐의에 대해서는 기각했다.
재판부가 유죄로 인정한 불고지 혐의는 91년 국가보안법이 개정되기 이전의 법률 제10조, 제8조 제1항을 적용한 것으로 재정 되기 이전의 범죄사실에 대해서는 당시의 국가보안법을 적용하게 되어있는데 따른 것이다.
노씨는 지난 92년 김낙중 씨가 설립한 평화통일 연구회에서 일하면서 김씨에게 통일관련 논문과 자료 등을 제공하여 간첩행위를 도와준 혐의로 구속․기소되어 93년 2월 집행유예로 석방되었으나 93년 10월에 항소심에서 징역 3년 6월을 선고받아 법정 구속됐었다.
당시 고법은 간첩죄와 간첩방조죄가 최저형량이 같은 7년으로 집행유예를 내릴 수 있는 3년으로 경감할 수 없다며 징역 3년 6월의 형을 선고받아 법정구속 됐었다.
한편 노씨의 변호인은 14일 간첩방조죄가 무죄판결이 난 이상 집행유예선고가 가능하고 구속이 필요 없다며 보석을 청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