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뇌성마비 장애인 병원 긴급후송
영하 8도를 오르내리는 겨울 날씨에 노천에서 단식농성을 벌이는 사람들이 있다. 25일로 두달째 인천 길병원 영안실에서 장애인 노점상 고 이덕인 씨의 사인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며 농성중인 아암도 노점상들이다.
22일 삭발로 결의를 다진 채 인천 답동 성당에서 뼈를 에이는 추위를 맨몸으로 견뎌내는 그들은, 성당 신부들과 노점상 동료들이 천막만이라도 치고 하자는 권유마저 뿌리치고 있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빚을 내거나 그동안 모았던 돈을 몽땅 털어 마련한 아암도 노점을 시에서 포크레인으로 찢어 짓뭉갰어요. 우리는 최기선 인천시장에 의해 철저히 헐벗었음을 인천시민들에게 그대로 보여줄 작정입니다."
고 이덕인 씨의 막내 동생 이정훈(24)씨의 말이다. 26일로 5일째를 맞는 이들 농성단에는 24일 저녁 아암도에서 이덕인 씨와 함께 노점을 했던 박미라(40)씨도 유일한 여성으로 합류했다.
이 농성단 중에는 중증 뇌성마비 장애인인 김민태(22)씨도 끼어 있다. 동료 노점상들은 일반인보다 에너지 소비량이 3,4배 더 많은 뇌성마비장애인인 김씨의 건강을 특히 염려하였다. 뇌성마비 장애인의 경우 단식 3일이면 탈진상태에 이르기 때문이다.
결국 김씨는 25일 오후부터 다리에 마비가 오면서 더 이상 농성을 유지할 수 없어 오후6시 병원으로 긴급 후송했다. 김씨는 장애인으로 노점마저 못하는 비참한 현실에 누구보다 분노할 터였다.
24일 저녁 한 TV 방송은 인천시 연수구 아암도, 바로 노점상들이 쫓겨난 그 자리에 대규모 위락단지를 조성할 방침이라는 소식을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