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원대 고 장현구 씨 문제가 5일로 83일째를 맞고 있으나 문제해결보다는 사태악화로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학교측은 지난 28일 징계위원회를 열고 총학생회장 등 9명을 징계하기로 결정했으나 아직 구체적인 징계내용은 발표하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학생회측은 “징계 문제는 고 장현구 씨를 경찰에 고발했던 당사자 4인(문용식, 주무홍, 이정부 교수, 박명순장학 과장)의 사과가 선행된 뒤 다뤄질 사안”이라며 무엇보다도 우선 4인의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인권하루소식> 3월2일자 참조). 그러나, 학교측은 ‘4인의 사과 불허, 장례우선’ 입장을 밝히고 있어 학생-학교 양측의 입장은 계속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4일 본지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징계위원장 이석규 (학생처장)교수는 “장씨의 죽음은 이미 제적된 학생의 죽음으로 학교측과는 무관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조건 장례를 치른다면 장례비용을 지급하고 조문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관련학생 9명의 징계는 불가피하며, 이미 제적된 학생들에 대해서도 경찰측에 고발조치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반해 장현구 씨의 아버지 장남수(55)씨는 “우리가 바라는 것은 최소한의 사과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스승이 제자를 감옥에 보내는 일은 다시는 없어야 할 것”이라고 호소했다. 그는 “계속되는 징계는 이번 문제를 바로잡기보다는 문제를 악화시키는 방향으로 나가고 있으며, 이는 학생들의 반발과 징계의 악순환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책위 연대사업을 맞고 있는 조수미씨는 “지금까지 할 수 있는 방법은 거의 모두했다”며 “이후 대책위 활동은 여론환기 작업을 중심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28, 29일 있었던 본관 앞 시위에 대한 언론보도와 관련, 학생회 강승만씨는 “동아일보의 보도내용에 대해 담당기자에게 정정보도를 요구했다. 이에 담당기자는 속보 형식으로 시정하겠다고 밝혔는데 아무런 정정기사도 실리지 않았다”고 말했다(<인권하루소식> 3월2일자 참조). 또한 “당일 현장취재를 한 다른 일간지 기자들도 당시 사건을 ‘학생들의 감금상황’으로 기사화하지 않았는데 편집과정에서 그같은 기사가 나가게 된 것이라고 해명해 왔다”며 언론보도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경원대 문제는 개강을 맞아 많은 학생들의 관심과 참여를 불러올 것으로 예상되지만 학교측의 완강한 입장에 맞물려 좀처럼 해결기미를 찾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상황일지>
95.12.4 송파사거리 육교밑서 분신
12.14 순화병원에서 사망
12.15 경원대생 1백여명 학내집회
12.20 경찰청 항의방문 1백69명 연행
12.24 경찰청장, 재단이사장 규탄, 모금운동 전개
12.26 대표단 성남 중부서장 면담
12.29 학생 7명 명동성당 선전전 중, 중부서로 연행
12.31 경기동부총련 3백여명 경찰병원 앞 시위, 49명 연행
96. 1.6 학생대표와 학교측 입장차로 면담중단
1.7 사학비리, 경찰고문 규탄 경기동부총련 결의대회
1.11 학생분수대 앞 천막농성 전개
1.21 추모기금 마련을 위한 일일주점
1.27 성남시민대회 개회
1.29 명동성당, 기독교회관, 조계사 단식농성 돌입
총학생회장, 학생1인 학생앞 노상농성 시작
2.5 재학생 교문앞 쇠사슬 농성돌입
2.9 성남중부경찰서 앞 농성
2.12 교수, 직원 70여명 교문앞 농성장 철탑 철거
2.28 총학생회장 외 9인에 대한 징계위원회 열림
인권하루소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