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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문민정부, 장애인 죽음 잇따라

이덕인, 최정환, 정인석, 백원욱 씨 등


93년 2월 김영삼 대통령이 취임한 뒤에도 죽어 가는 장애인들의 이야기는 끊이지 않았다. 삶의 고통이 힘에 겨워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때로는 사회로부터 강제적으로 격리되어야만 했던 장애인들. 자살이던 사고 사던 간에 결국 사회에 의해 간접 살인 당한 이들의 이야기는 우리나라 장애인들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사건들이었다.

94년 1월 산재 장애인인 정인석 씨가 회사측의 부당대우를 견디다 못해 죽음으로 항의하는 사건이 있었다. 95년 3월 장애인 노점상 최정환 씨는 무자비한 단속에 항의하며 역시 자신의 몸을 불살랐다. 그 해 겨울엔 같은 장애인 노점상이었던 이덕인 씨가 인천 앞 바다에서 싸늘한 시신으로 떠올랐다. 이 씨의 경우는 경찰에 의한 타살이라는 의혹 속에 더욱 많은 사람들을 분노케 했었다. 대학 교정에서 휠체어 사고로 어처구니 없게 목숨을 잃은 시인 백원욱 씨, 목을 매 자살한 노점상 박용환 씨. 이들 모두 성실한 생활인이었지만 장애인이라는 이유 때문에 사회와 국가로부터 버림받았던 것이다.

죽음은 아니지만 그에 못지 않게 절망해야하는 장애인들의 이야기도 심심지 않았다. 소아마비라는 이유로 멀쩡히 다니던 직장을 잃어야 했던 운전기사의 이야기. 정규 교육과정을 마치고 여덟 번이나 공무원 시험에 붙고도 채용되지 못한 정강용 씨.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교사가 될 수 없었던 전현자 씨의 이야기 등.

"유엔의 이상 실현과 장애인 복지 향상을 위한 한국의 노력을 평가하여 장애인 상을 수여한다." 아직 구천을 떠돌지도 모르는 여러 장애인 영혼들이 벼락이라도 내릴 소리인 듯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