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사범대 지리교육학과 교수로 재직중 86년 7월 일명 ‘진달래 사건’으로 구속된 이병설(59) 씨가 지난 10월13일 작고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이 씨는 72년 일본 동경 도립대 유학당시 재일공작원 김향술 씨에 의해 포섭되어 서울로 돌아온 뒤, 서울대 제자들을 포섭하고 국가기밀을 누설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그러나 민가협 등은 “간첩행위를 하였다기 보다는 한국전쟁 당시 행방불명된 형의 소재를 확인하기 위해 김향술 씨를 만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씨는 진달래 사건으로 당시 12년형을 선고받고, 95년 형을 감형 받았으며, 올해 6월5일 형집행정지로 출소했다. 그의 갑작스런 출소는 올봄 통증을 호소하며 병원검사를 받은 결과 암세포가 간과 폐까지 번져 손쓸 수 없는 지경에서 이뤄진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검사를 받은 뒤 안동교도소측은 대구교도소로 그를 이감시켰으며, 이감되자마자 출소한 것이다.
이 씨가 안동교도소에서 이감되기 직전까지 함께 생활을 했다가 지난 8일 출소한 마윤정(32․남한조선노동당 사건으로 구속) 씨는 “구속당시 이선생님은 간경화를 앓아오고 있어 감옥 안에서도 꾸준히 체크하는 등 건강에 신경을 써왔다. 작년 봄 검사 때까지도 별탈이 없었는데, 겨울을 지나면서 몸에 이상이 생긴 듯하다”고 말했다. 난방기구 하나 없는 교도소의 겨울생활이 얼마나 재소자들에게는 혹독한 것인가를 실감하게 하는 이야기다. 출소 뒤 문안인사를 드릴려던 차에 부음을 듣게된 그는 “교도소 생활을 감당할 만큼 의지력이나 운동성향이 강하시진 않았지만, 어질고 참 좋으신 분”이라며 애석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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