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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영화로 만나는 민중의 외침

제 8회 인권영화제, 감옥 체험 부대행사도 마련

올해 인권영화제에선 여러 편의 애니메이션을 만날 수 있다. 이주노동자 자녀들의 적응과정을 재미있게 말하는 <먼곳에서부터>와 물을 애타게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오히려 흙먼지 일으키며 찾아 온 군대를 그린 <최우선권> 등 모두 6편의 애니메이션을 함께 상영한다. 베트남의 혁명과 전쟁을 실험적인 영상으로 엮은 다큐멘터리도 만날 수 있다. 쿠바 기록영화의 거장 산티아고 알바레즈의 중·단편들이다. 베트남 공화국의 지도자인 호치민의 일대기를 자전적 시와 뉴스릴로 만들어낸 <호치민 79봄들>, 폭격 속에서도 평상심을 잃지 않는 베트남 민중들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하노이, 13일의 금요일>이다.

어부들의 이야기를 담은 두 편의 영화도 상영된다. 헝가리 티자강을 삶의 터전으로 살아가던 주민들은 이웃 금광에서 유출된 청산염으로 인해 더 이상 고기를 잡을 수 없게 된다. <유산: 한 어부의 이야기>는 강을 살리기 위해 금광을 상대로 긴 싸움에 시작하는 한 어부를 카메라에 담았다. <죽은 물고기 한 마리>는 캐나다 어부들의 분노를 전하는 작품. 전통적인 손낚시 방법으로 어업을 이어가던 어부들이 해양정부청사 건물을 점거하기 시작했다. 정부가 저인망으로 무장한 거대 수산 자본의 편을 들면서 이들은 바다에서 밀려나게 될 지경이다. 돛에 올라 고공시위까지 진행하지만 투쟁의 끝은 멀기만 하다.

핵무기의 피해자를 찾아다니며 피해자들의 괴로움과 가해자의 뻔뻔함을 담은 <히바큐샤 : 세상의 끝>의 감독이 영화제에 참석할 예정. 히로시마 핵폭탄 피해자와 함께 이라크와 미국을 돌아다니면서 촬영한 이 작품은 핵의 반인권성을 일깨우고 있다. 이 외에도 호주의 난민 정책을 비판하는 <난민캠프>, 프랑스가 알제리 전투 당시 저질렀던 군사테러 기술이 남미 군사독재에 어떻게 쓰였는지를 폭로하는 <죽음의 부대: 프랑스 군사학교> 등도 놓치기 아깝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부대행사로 '감옥 체험'의 기회를 마련하고 있다. 대중 매체를 통해 접하는 감옥은 비약되거나 미화되기 일쑤이며, 감옥에서의 인권침해는 교도관들이 가하는 수용자 '폭력'으로만 생각하고 있지만 실제 감옥 그 자체가 인권 침해를 자행한다고 출소자들은 말한다. 출소자들이 자신들이 경험한 감옥을 직접 만들어서 관객들에게 '한국 감옥의 현실'을 체험하게 할 예정이다.

개막식은 만화가 이동수 씨와 장애인이동권연대 조한나 씨가 함께 진행을 맡았고 449프로젝트 김병오 씨가 축하공연을 한다. 개막식에 참석하기로 했던 <아나의 아이들> 감독 줄리아노 멀 카미스 씨는 현재 이스라엘 보안당국의 불허로 출국하지 못하고 있어, 그 상황을 파악하고 있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