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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경기여상 파행 7주째…

교사·학생 “이젠 지쳤다”


재단비리와 열악한 교육환경에 반발하며 빚어진 경기여상 학생들의 수업불참 사태가 7주째에 접어들었다. 교실마다 책상위로 먼지만 쌓여갈 뿐, 학생들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 21일 오후 5교시 수업참가자는 3학년 1반 2명, 3반 1명, 5반 2명. 세 학급에선 수업하는 시늉이라도 벌이고 있지만, 2, 4, 6반엔 교사 혼자서 텅빈 교실을 지키고 있을 뿐이었다.

교사들도 이젠 사태를 관망할 뿐이다. 한 교사는 “집집마다 전화를 해도 학교에 나오지 않는다”며 “교육청과 재단의 조치를 기대할 수 밖에 없다”고 체념한다.

그나마 활기가 느껴지는 곳은 학생회실. 학생회 간부들은 나름대로 해결책을 찾아보겠다며, 학교환경실태조사에 나섰다. 카메라를 들고 학교 곳곳을 돌아다니며 촬영에 여념이 없고, 대자보도 작성하고 있다. 한 학생은 “관선이사 파견만이 해결책인 것 같아요”라며 당분간 수업 정상화는 힘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이젠 지쳤어요”라고 고백하는 그 학생의 표정에도 피곤함이 가득하다.

현재 서울시교육위원회에서는 경기여상에 대한 조사활동이 한창이다. 지난주부터 교육청 관계자와 교사, 학부모, 학교장 등이 잇따라 시교위에 출석하고 있다. 하지만, 시교위의 결론이 내려지기까지는 앞으로 최소 20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반마다 20-30명에 달하는 진학희망자 뿐 아니라, 2천2백여 명에 달하는 학생들을 길거리에 방치해 두기엔 너무 긴 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