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국제 노동미디어 대회 개막
‘노동자들은 정보․통신 등의 미디어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의 주제로 서울 국제 노동 미디어(Labor Media) ’97(조직위원장 김진균, 레이버미디어) 행사가 열리고 있다.
이 행사는 10일부터 12일까지 3일간 연세대학교 신상경관에서 진행되며 노동정책연구소, 참세상 등 국내 통신․노동운동단체와 노조뿐만 아니라 일본의 민중미디어 네트워크(대표 아키라 마츄바라), 워킹 TV(대표 줄리어스 피셔) 등 국제 노동운동단체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다.
10일 오후 2시30분부터 ‘지구화, 정보화, 노동운동’이라는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채만수(한국노동이론정책연구소 부소장) 씨는 “지금 자본과 국가에 의해 주도되고 있는 세계화, 정보화는 노동자들에게도 국제연대의 좋은 기회를 주는 효과가 있다”며 “이 의외의 효과를 노동자계급의 해방을 위해서 이용하는 것이야말로 노동자들에게 주어진 과제”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피터 워터만(네덜란드 사회학학회) 교수는 인터넷을 통해 성공적인 파업을 진행했던 리버풀 부두노동자와 한국에서 현재 진행되고 있는 국제 노동미디어 행사를 예로 제시했다. 또한 크리스 베일리(영국, 레이버넷 대표)씨는 “국제적인 노동단체에서도 등한시한 리버풀 부두노동자들의 파업을 성공으로 이끌 수 있었던 동력은 인터넷을 통해 전세계의 진보적인 단체와 개인에게 호소하는 것이었다”며 “정보통신을 노동운동에 이용한다면 운동내부의 관료주의와 반민주적인 행태를 최소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김기중(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변호사는 미디어 통제수단이 먼저 발달한 한국의 상황을 지적하면서 “한국의 노동자들에겐 미디어 활용과 더불어 정보기술을 제한하는 여러 제도를 없애는 활동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노동미디어 행사는 11일 강수돌(노동조합기업경영연구소 부소장) 씨의 발제로 ‘정보화와 노동현장의 변화 그리고, 노동운동의 대응’이라는 주제의 토론회를 가지며, 미디어와 노동운동, 노동운동과 정보화, 네트워크를 통한 노동자 국제연대화 레이버넷 운동 등에 관한 워크샵이 계속된다.
또한 노동미디어 조직위원회는 행사기간동안 9개국 18편의 작품이 상영되는 국제노동영화제를 함께 진행하고 있고, 한국 작품으로는 노동자뉴스제작단(회장 김명준)이 제작한 <총파업 속보>와 <해고자> <파업전야> 등이 상영될 예정이다. 그리고 행사장 로비에서는 한국의 노동조합 시유지(CUG, 전용통신망)와 홈페이지, 한국의 독립네트워크를 소개하는 전시대를 설치해 많은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노동미디어 조직위원회 855-19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