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교협·지식인연대, 23일 정세토론회 가져
지난 23일 오후 3시 종로성당 3층 강당에서는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공동의장 유초하 등)와 민주와 진보를 위한 지식인연대(대표 김진균) 공동주최로 '김대중 정권의 출범과 노동자-민주운동의 진로'에 대한 정세토론회가 열렸다.
발제를 한 김세균 교수(서울대 정치학)는 현 IMF 체제를 풀어가는 김대중 씨의 해법에 대해 "철저한 신자유주의적 위기탈출책"이라며 "한국경제의 천민적 구조를 개선하는 데에 기여하는 측면을 지니고 있지만, 본질은 자본운동의 자유를 전세계적 수준으로 극대화하고 위기부담을 노동자, 민중에게 전가시키는 반노동자·반민중적인 성격을 지녔다"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현 시기 한국 민중운동세력들은 △생활임금의 확보와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고용확보를 원칙으로 삼아야 하며 생활임금이 미지급된 부분만큼이라도 소유권을 이전시키도록 요구해야 할 것 △노동조합소유분의 확대 등을 통해 대기업을 공기업 내지 노동조합소유기업으로 전환시키는 형태로 재벌체제를 해체시켜야 할 것 △노동3권의 보장과 국가보안법을 비롯한 악법의 철폐를 위한 투쟁을 전개할 것 △기업별노조체제를 신속히 산별노조체제로 전환시킬 것 △의회로의 진출이 아닌 노동자대중투쟁의 발전에 복무하는 노동자 정치조직의 건설을 위해 투쟁할 것 등을 주장했다.
민주노총(위원장 대리 배석범)을 대표한 김태현 기획국장은 "현재 노동현장에서는 노동자와 합의 없이 정리해고와 임금삭감, 동결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건실한 기업조차도 IMF 체제를 빌미로 불법을 자행하고 있다"며 "2월 10일을 전후해 이러한 사태가 계속될 경우 총파업을 포함한 총력투쟁도 불사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김도형 변호사와 최규엽 전국연합 정책위원장은 모두 김대중 정권 하에서도 국보법의 개정, 폐지는 회의적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김 변호사는 "김대중 정권에서는 적어도 국보법 남용은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 반면, 최 위원장은 "물리적 탄압은 줄어드는 대신 진보진영에게는 운동의 체제내화라는 복병이 도사리고 있어 더욱 심각한 문제가 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