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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법원, 광주교도소 손 들어줘

“교도관 폭행” 주장한 재소자들 유죄선고


교도관들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호소한 재소자들에게 법원이 오히려 '난동' 혐의로 유죄를 선고해 관련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지난 14일 광주지방법원 이근우(형사1단독) 판사는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된 광주교도소 출신 조용곤, 박웅, 정의찬 피고인에게 징역 1년을, 추창근, 박수기 피고인에게 징역 8월, 조양주, 최민, 신영덕 피고인에겐 각각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미 출소한 추창근, 조용곤 씨등을 법정구속하지는 않았다.

이날 판결과 관련, 이 판사는 "피고인들이 창문을 뚫고 나와 노래를 부르고 장시간 농성을 한 것은 소란행위가 틀림없으며, 이를 제지하는 교도관들에 대항한 점은 유죄로 선고받아 마땅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유죄선고를 받은 관련자들은 이번 판결이 '인권'을 무시하고 교도관들의 일방적 주장만을 편든 것이라며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 판사는 재소자측의 반발에 대해 "교도소는 특별한 곳이므로 '표현의 자유' 등 기본권을 제한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며, 교도관들이 소란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신체접촉'은 폭행으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이 판사는 또 "교도관들의 행동은 오히려 정도가 약한 것이며, 서둘러 진압했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피고인들이 대학생이라고 해서 특별대우를 할 수는 없으며, 일반 잡범들과의 형평성 및 그들에게 미칠 영향을 고려해 볼 때, 이 같은 양형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이날 유죄를 선고받은 조용곤(동신대 90학번) 씨 등은 지난해 10월 9일 광주교도소측이 재소자들이 보관하던 편지와 책 등을 영치할 목적으로 검방을 실시하려 하자, 이에 항의하던 과정에서 폭행을 당했으며, 특히 조용곤 씨와 박웅(전남대 89학번) 씨가 지하실로 끌려가 수갑과 포승줄로 묶인 채 20여 분간 구타당했다고 주장해 왔다.

또한 조용곤 씨등 대학생 재소자들 외에도 김양무(광주전남연합 자통위원장) 씨가 "4일동안 포승에 묶인 채 식사조차 못했다"고 면회과정에서 밝히는 등 당시 광주교도소의 인권유린시비가 계속된 바 있다. 이와 관련, 광주지방변호사회 인권위원회가 진상조사를 위해 교도소 방문을 요청하기도 했으나, 광주교도소측이 이를 거부해 비난을 사기도 했다.

한편 사건 발생 후, 재소자들의 가족과 광주지역 인권단체들은 박장생 광주교도소장 등을 독직폭행 등의 혐의로 고발했으나 검찰은 고발을 '각하'했으며, 반면 교도소측이 재소자들에 대해 '공무집행방해' 혐의 등으로 맞고발한 것에 대해서만 기소했다.

한편 조용곤 씨 등은 교도소측의 가혹행위에 대해서 검찰에 항고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