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한양대에서는 대학동성애자인권연합(대표 양지용, 대동인) 주최로 2백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동성애 인권운동에 관한 주제발표와 자유토론회가 열렸다. 지금까지 동성애에 관한 토론은 몇번 있었지만 관심있는 모든 사람을 대상으로 공개토론회를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당당하게 사회로
대동인 대표 양지용 씨는 "지난 95년 이후 동성애자들의 모임이 양적으로 팽창하면서 동성애자들의 커밍아웃(Coming Out)을 돕고 동성애자 공동체의 질적발달의 기초를 이룬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양지용 씨는 "그러나 그 동안의 동성애자 인권운동이 소수에 의해 한정적으로 진행되면서 동성애자들의 인권신장을 집약적이고 결집된 목소리로 내지 못했다"고 평가하며, "동성애자들의 인권을 정치적 이슈로 내세워야 실질적인 변화를 기대할수 있다는 생각으로 이번 행사를 준비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최은아(인권운동사랑방) 씨는 "지난 20여 년간 한국의 인권운동이 양심수, 정치범의 인권만을 이야기해온 한계를 벗어나 '성적 소수자의 다를 수 있는 권리'를 옹호함으로써 새로운 인권개념의 지평을 넓힌 것은 동성애자 인권운동이 갖는 큰 의미"라고 말했다.
사회운동과 연대 필요
최은아 씨는 "우리나라의 동성애 운동은 '친목'을 위한 모임이 아니라 '인권운동'으로 시작됐다는 점이 특징"이라며 "동성애자 인권운동가들은 동성애를 '개인적인 선택'이나 '취향'으로 국한시키지 않고 '사회적 관계'속에서 모색하려는 진지한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최 씨는 "동성애자 인권운동이 고립되지 않기 위해서는 다른 사회운동과 연대의 끈을 형성해야 한다"고 밝히고 "그러기 위해서는 동성애자 자신들이 소수자로서의 자각이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은아 씨는 동성애 인권운동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교육, 고용에서 동성애에 대한 차별금지조항 신T설 △동성애에 대한 성교육 실시 △동성애자들의 자존감을 높이는 지원사업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양지용 씨는 현재 동성애자의 인권상황에 대해 "본격적인 불황이 시작된 97년 말부터 탄압이 더욱 가속화되었다"고 밝히고 "문화부문에서의 탄압과 에이즈를 이유로 한 탄압, 동성애자 업소에 대한 불법적 단속 등이 강도 높게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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