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량실업·홈리스 문제 등 특별기획전 마련
제3회 인권영화제가 오는 12월 5일부터 10일까지 동국대학교에서 열린다.
세계인권선언 제정 50주년을 맞아 열리는 제3회 인권영화제는 한국인권단체협의회(상임대표 김승훈 신부)가 주최하고 인권운동사랑방과 동국대 총학생회가 주관하게 된다.
인권영화제 집행위원회 (집행위원장 서준식)는 물망에 오른 1백여 편의 인권영화 가운데 최종 30여 편을 선정해 상영하기로 했으며, 현재까지 19편이 상영작으로 확정됐다. 올해는 특히 IMF구제금융 하의 구조조정, 대량실업 및 홈리스 문제 등 제3세계가 공통적으로 직면하고 있는 인권 현실을 돌아볼 수 있는 ‘신자유주의에 맞선 민중들의 투쟁 특별기획전’이 준비된다.
상영이 확정된 영화 가운데엔 카리브해의 작은 섬나라 아이티의 민주화운동을 기록한 <레지스탕스 Rezistans>(제작: 미국)와 다국적기업 맥도날드의 횡포를 법정에 세운 시민들의 법정투쟁기 <맥도날드의 불명예 McLibel>(제작: 영국), 현재 미국에서 개봉중인 멕시코 사빠띠스타의 투쟁을 다룬 <치아파스 A Place Called Chiapas>(제작: 캐나다), 올해 선댄스영화제에서 찬사를 받은 작품으로 미국교도소의 숨겨진 악행을 폭로한 <농장 The Farm>(제작: 미국)등이 주목을 받고 있다.
사빠띠스타 영화 등 30여편 상영
또한 영화사에 기록된 고전 역시 올해 인권영화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작품들이다. 역사상 유례없이 선거를 통해 사회주의 국가를 건설한 칠레민중연합정부의 흥망성쇠에 대한 필름보고서 <칠레전투 Battle of Chile>(제작: 칠레)가 대표적인 작품. 이 작품은 76년 깐느영화제에서 공개되었을 때 전세계가 ‘새로운 영화(제3영화)’의 시작에 경외를 보냈다는 후일담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완성된 후 25년 동안 자국에서는 상영되지 못한 아픔을 갖고 있다. <칠레전투>의 감독 파트리시오 구스만은 이에 대한 기록을 <칠레: 그 치유되지 않는 기억 Chile : Obstinate Memory>이라는 작품으로 내놓았는데, 이 작품 역시 올해 인권영화제에서 상영된다. 그밖에 제2회 인권영화제 상영작 <쇼아>에 버금가는 찬사를 받았던 작품으로 2차대전 당시 프랑스 레지스탕에 대한 다큐멘터리 <슬픔과 연민 Sorrow and Pity>(제작: 프랑스)도 수작으로 꼽히고 있다.
제3회 인권영화제는 부대행사로 세계인권선언 50주년을 기념하는 ‘인권심포지엄’을 준비중이며, 세계인권선언문을 대중적으로 알리기 위한 퀴즈대회, 인권이미지전 등을 마련하고 있다. 올해 역시 인권영화제는 서울을 시작으로 전국에서 순회 개최된다.
한편 인권영화제 집행위원회는 “영진법과 음비법이 이번 정기국회에서 개정될 예정이지만 올해 역시 사전심의는 여전히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를 내비쳤다. 하지만 1, 2회 때와 마찬가지로 제3회 인권영화제 역시 사전심의를 거부한 채 영화제를 개최할 방침이다. 당국은 제2회 인권영화제 당시 상영장소를 봉쇄하고 집행위원들을 잇따라 구속하는 등 강경한 탄압으로 일관했었다. 이와 관련 한국인권단체협의회와 독립영화협회 등은 ‘영화진흥법’과 ‘음반 및 비디오에 관한 법률’ 개정을 통해 ‘표현의 자유’를 전면보장할 것을 촉구키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