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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특집> 세계인권선언, 그 의미와 현재 ⑪ 제 18·19 조

생각과 표현은 자유다


[ 제18조 모든 인간은 사상, 양심, 종교의 자유를 누릴 권리를 갖는다. 이 권리는 자신의 종교 또는 신념을 바꿀 자유와, 교리, 전례, 예배, 의식에 있어서 혼자 또는 타인과 공동으로, 공적 또는 사적으로 자신의 종교 또는 신념을 표현할 자유를 포함한다. ]

[ 제19조 모든 인간은 의견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를 누릴 권리를 갖는다. 이 권리는 간섭받지 않고 의견을 가질 자유와 모든 미디어를 통해서 국경에 무관하게 정보와 사상을 추구하고 받고 전달할 자유를 포함한다. ]


"사상의 자유는 우리가 동의하는 사상이 아니라, 우리가 증오하는 사상의 자유를 보장하는 것이다."(홈즈 판사)

"나는 당신의 의견에 반대한다. 그러나 당신이 당신의 의견으로 말미암아 탄압을 받는다면 나는 당신 편에서 싸울 것이다."(볼테르)

모든 정신적, 정치적 자유의 '기초'이며 '기본권 중의 기본권'인 사상의 자유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 사회의 진보를 위한 오랜 투쟁의 성과물이었다.

프랑스대혁명의 '인간과 시민의 권리선언' 제11조는 "사상과 의견의 자유로운 전달은 인간의 가장 귀중한 권리의 하나"라고 선언했다. '사상의 자유'가 역사상 처음 인권으로 보장되는 단계에 이른 것이다. 2차대전 이후 유엔에서 채택된 세계인권선언 18조 역시 사상·양심·종교의 자유를 인간의 기본권으로 재확인한다. 나아가 1976년 발효된 시민·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조약(자유권규약)은 "국민의 생존을 위협하는 국가비상사태가 발생하더라도 사상·양심·종교의 자유를 함부로 침해해서는 안 된다"고 못박고 있다.

이러한 사상의 자유는 ① 특정 사상을 갖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처벌받지 않을 권리 ② 사상을 이유로 차별대우를 받지 않을 권리 ③ 자신의 사상을 고백할 것을 강제받지 않을 권리 등을 포함한다.

우리의 경우, 사상의 자유는 여전히 쟁취의 대상으로 남아 있다. 극단적 반공이데올로기와 '레드컴플렉스'가 판을 치는 가운데, 무소불위의 국가보안법을 앞세우며 일방의 사상만이 허용되고, 그 반대의 사상은 줄곧 탄압받아 온 것이 바로 우리의 현대사였다.

우리사회에서 반(反)국가보안법 투쟁은 바로 사상의 자유를 쟁취하기 위한 투쟁 그 자체를 의미한다. 그러나 우리는 다음의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즉, 국가보안법의 '남용'에 반대하는 과거의 소극적인 반국가보안법 투쟁은 '사상의 자유'를 참되게 실현시킬 수가 없다. 우리는 '남용'될 가능성 때문에 국가보안법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든 하고 싶은 생각을 할 수 있고 말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반대하는 것이다.

실제로 사상이 문제되는 경우는 그것이 외부로 표명·실천되는 경우이며, 따라서 사상실현의 자유(표현의 자유)를 빼버린 사상의 자유는 그 의미가 퇴색될 수밖에 없다. "갈릴레오에게 '지동설'을 내심으로 갖고 있을 자유만 인정한다면 그게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명백하고도 현실적인 위험을 수반하지 않는 이상, 사상표명 및 실천의 자유는 보장되어야 마땅한 것이다.

표현의 자유는 자유권규약 제19조에서 좀더 구체화된다. 첫째 의견을 가질 권리이고, 둘째 의사표현의 자유, 셋째 '알 권리'다. 여기서 '간섭을 받지 않고 의견을 가진다는 것' 즉, 의견 형성의 자유란 필연적으로 사상의 자유를 전제로 한다. '알 권리'는 '모든 정보원으로부터 일반적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