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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비전향장기수 전원석방 촉구

민가협 목요집회, ‘준법서약서’ 비판


“준법서약서를 강요하며 사람의 양심을 재단하는 김대중 정부의 정책을 반대한다.”

28일 서울 탑골공원에서 열린 257회 ‘양심수 석방을 위한 목요집회’에서 임기란 민가협 전 상임대표는 양심수 석방의 조건으로 준법서약서를 요구하는 김대중 정부를 강력히 비판했다. 이날 집회장 주변은 ‘갇힌 양심, 빼앗긴 자유’라는 피켓과 양심수들의 사진과 소개를 담은 선전물들로 메워졌다.

‘장기수들에 대한 조건 없는 사면’이라는 주제 아래 열린 이날 목요집회엔 장기수들의 가족이 참석해, 그간 겪어온 아픔을 이야기하며 비전향장기수들의 석방을 촉구했다.

남파간첩 혐의로 구속돼 37년째 복역하고 있는 홍명기 씨의 가족은 “아들이 어머님을 모시고 살 수 없는 상태에서 어머니의 죽음을 맞이하니 한없이 죄스럽다”는 홍 씨의 서신을 공개했다. 이어 홍 씨의 가족은 “어머니를 만나러 온 것이 죄가 돼 37년씩이나 구금되어야만 하느냐”며 홍 씨의 석방을 촉구했다.

30년째 복역하고 있는 김은환 씨의 가족 또한 대통령 앞으로 보내는 탄원서에서 “형님이 나올 수만 있다면 제가 대신 감옥에 들어가겠습니다. 부디 단 하루만이라도 형님과 살게 해 주십시오”라고 밝혀 주변 사람들의 눈시울을 붉혔다.

이들은 “70세를 넘은 노인들이 사회에 무슨 해가 된다고 준법서약서를 강요하면서 가둬 놓느냐”며 “이제 죽음의 문턱에 서 있는 노인들이 가족들의 보살핌 속에서 생을 마감할 수 있도록 조건 없이 석방하라”고 주장했다.

최근 정부는 북에 가족을 둔 비전향장기수들의 경우 준법서약서 없이도 사면할 수 있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그러나 강용주(구미유학생 사건․15년째 구금) 씨등 나머지 양심수들에 대해선 석방의 조건으로 계속 준법서약서를 요구할 것으로 알려져 많은 우려를 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