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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목숨 건 최후통첩

전군협, 국방부 앞 무기한 단식농성


군 의문사 유가족들이 국방부 앞에서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27일 국방부 정문 앞에 스티로폴을 깔고 농성을 시작한 전국군폭력희생자유가족협회(이하 전군협) 소속 유가족 13명은 △올바른 국가인권위원회 설치와 인권위원회를 통한 의문사 진상규명 △군폭력 근절 등을 요구사항으로 내걸었다.

이번 단식농성은 유가족들이 국방부 앞으로 보내는 최후통첩. 그동안 국방부는 몇차례 진상규명을 약속했었지만 실제론 진상규명의 의지를 전혀 보이지 않았다.

전군협 이혜숙 회장은 "국방부가 의문사 사건에 대한 전면 재조사를 약속해 일말의 기대를 걸었었지만 결국 고인을 우롱하고 유가족을 기만하는 요식절차에 불과했다"며 배신감과 분노를 터뜨렸다.

유가족들이 국방부에 대한 실낱같은 기대마저 완전히 저버린 데는 지난 4월 24일 발생한 장승완 상병(공군 충주비행장 소속)의 사망사건도 결정적인 작용을 했다.

장 씨의 사망 이후 공군측은 수사기록 열람 등을 요구하는 유가족의 의사를 묵살하는가 하면, 심지어 유가족의 허락없이 시신을 빼돌려 강제부검까지 감행했다.

부검 후 공군측은 장 씨의 사인을 자살로 결론지었고, 유가족들은 이에 반발해 장례를 미룬 채 단식농성에 참여했다.

지난해 12월부터 벌써 6개월 가까이 "진상규명" 투쟁을 벌이고 있는 유가족들은 최근 20여일간 전국의 군부대를 순회하기도 했다. 또 토요일마다 대전국립현충원을 방문하는 것으로 아들들의 원혼을 달래고 있다.

국방부 정문 앞에서 관 한짝을 놓고 소복차림으로 침묵시위를 벌이고 있는 유가족들. 그들의 일념은 "아들의 정확한 사인을 밝히는 것"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