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의료보험(지역의보)료의 인상이 국민들의 반발을 사고있는 가운데 직장의료보험(직장의보)조합(한국노총 산하)등이 지역과 직장 의료보험 통합에 반대의견을 표시하고 있어 의보통합이 위태한 가운데 최근 정부는 직장의보과 지역의보험의 연내 통합방침을 2년간 유예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의보통합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88년 전국민을 대상으로 한 의료보험이 실시되면서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한 지역의보가 등장했다. 당시 정부는 지역의보의 재정안정을 위해 재정의 50%를 국가에서 충당할 것을 약속했다. 하지만 해가 지날수록 국고보조는 줄어 현재 국고보조는 25%선에 그치고 있다. 국고보조 감소재정은 물가상승으로 인한 자연 증가분과 함께 고스란히 지역 가입자에게 전가돼 지역의료보험료의 인상을 가져왔다.
직장의료보험료의 경우 사용자가와 노동자가 각각 50%. 직장의보조합은 지역의보 재정의 열악성을 이유로 지역과 직장의보의 통합을 반대한다. 통합 시 봉급자들의 부담이 절대적으로 증가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직장, 지역의 의보통합에서 가져올 노동자들의 부담 인상분은, 현재 30%선인 자영업자의 소득파악률을 80%이상으로 높여 유출되고 있는 재원을 정부가 징세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올바른 해결 방안이다. 또 조세문제와 함께 정부의 재정지원의 확대와 자본가 수익의 사회적 환원을 요구하는 것이 옳다.
공통적인 불만
지역과 직장의보의 공통적 불만은 의료보험료 납입에도 불구하고 본인 부담금이 매우 높다는 것이다. 입원과 진찰 등 일상적 진료행위에서 환자가 내는 비용은 의료비의 최소 50%를 넘어 보험혜택이 미미한 것이다.
그러나 더욱 근본적 문제는 건강권이 사회적 권리로 현실화되지 못하는 것이다. 의료는 치료의 차원이 아니다. 의료는 예방과 치료, 치료 후 관리를 포함하는 개념이다. 이 전과정을 포괄하는 것이 사회적 의료혜택이며, 이는 개인의 노력뿐 아니라 사회적인 노력을 통해서 달성돼야 한다.
하지만 현실의 의료는 상품으로 변질돼 예방이 등한시되고 치료위주의 과잉진료가 성행하고있으며 경제적 능력에 따른 의료혜택이 당연시되고 있다. 특히나 신자유주의의 여파속에서 의료의 공공성은 더욱 상실되고 있다. 이는 건강권에 대한 인식의 미흡과 함께 의료가 공공성보다는 개인에 의해 좌우된다는 편견에 맞물려 건강권의 공공성을 위협하고 있는 것이다.
의료보험이 가지고 있는 문제의 밑바닥에는 이러한 상황이 복합적으로 녹아들어 있다. 공적의료보험은 가능한 사회적 재원을 확보해 사회가 의료보장의 책임을 다하는 것이다. 또한 의보통합의 본질적인 의미는 의료보험에 관련된 총 사회적 재원이 개인의 직장, 지역과 관계없이 공평하게 돌아가게 하는 것이다.
하지만 사적 의료의 무한 경쟁은 예방사업의 부재와 의료비의 상승을 가져왔고 국가는 책임져야 할 건강권과 그에 따른 의무를 등한시 하고 있다.
따라서 국가는 연내 의보통합을 시작으로 의료보험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과 지역과 직장을 불문한 총 재원의 확보와 혜택, 철저한 누진적 보험료 징수, 그리고 현실적으로 만족되는 보험급여(사치성 의료를 제외한) 확대, 의료비의 본인부담금의 인하를 이루어야한다.
김재광 (공공의료강화를 위한 연대회의(준) 사무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