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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현장스케치> 사면 후 처음 열린 ‘분노의 목요집회’

김현철을 위한 용서와 화해, 양심수 모독


“대통령인 아비를 믿고 온갖 비리를 저지른 놈은 사면시키면서 김영삼이 나라 말아먹는다고 퇴진하라고 한 내 아들은 왜 아직까지 잡아놓느냐?”

대통령의 약속을 믿고 15일 아침 교도소 앞에서 자식을 기다리다 결국 혼자 되돌아왔다는 이순애(74, 5기 한총련 의장 강위원 모친) 씨는 절규했다.

8․15 대사면 약속을 기대하며 ‘사라지길’ 희망했던 목요집회. 양심수 가족들은 19일 오후 2시 또다시 탑골공원을 찾아들었다.

“56명의 사면이 단행되던 날 그 열 배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사상과 양심의 문제로 연행됐다”며 “이번 사면은 김현철을 위한 용서와 화해에 그쳐 전국민을 우롱하고 양심수를 모독했다”는 분노 어린 권오헌 (민가협 양심수후원회)회장의 개회사가 293회 목요집회를 열었다.

정치수배자 신도훈 씨의 어머니 이일숙(56) 씨는 “김영삼이도 단행한 정치수배해제를 하지 않은 것을 보면 양심수 사면은 김현철 같은 비리정치인이나 권력자들을 풀어주기 위한 명분에 지나지 않았다”며 한숨지었다.

“나라 망쳐먹은 한나라당 국회의원 60여명이 국보법 개정에 반대하며 서명까지 했다니 기가 막힌다”며 양심수를 계속 만들어내는 국가보안법의 폐지에 대해 단호한 목소리를 낸 양심수 가족들은 또 다음주를 기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