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미아동 출입자 주민증 제시 요구
재건축지역 철거용역원들이 외부인 출입을 통제하며 출입자들에게 신분증을 요구하는 것은 물론 가방까지 뒤지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재건축이 진행되고 있는 서울 강북구 미아아파트에는 지난 3월부터 용역회사(태옥개발) 직원 10여명이 상주해 왔으며, 이들은 지난 8월말부터 후문을 봉쇄한 가운데 정문의 쪽문만을 열어두고 출입자들을 상대로 검문검색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 이완옥(36) 씨는 “동덕여대 학보사에서 취재왔을 때에는 검문을 피해 뒷문으로 들어오다가 용역원에게 들켜 철거대책위 사무실로 도주한 적이 있고, 방학 때 빈민활동을 나온 서강대 학생들은 신분증과 가방까지 열어 보였다”고 밝혔다. 이 씨는 또 “전국철거민연합 활동가들이 신분증 요구에 불응하자 용역원들이 무리를 지어 따라다녔고, 이에 대해 경찰청, 강북구청, 종암경찰서에 탄원서도 냈지만 시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같은 검문검색 행위에 대해 경찰청 비서실은 “용역원이 가방을 뒤질 수는 없지만, 낙석사고를 예방하거나 불순분자의 출입과 단체행동의 위험을 막기 위해서라면 주민증 검사는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전체 14동 650여 가구가 살고 있던 미아아파트에는 현재 20여 세대만이 남아 있으며, 세입자들로 꾸려진 철거대책위원회에는 13가구가 속해 있다. 철거대책위원회는 △재건축지역에 포함된 시유지에 가이주단지를 건설할 것 △영구임대아파트를 제공할 것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방배동 천막철거 규탄시위
한편 6일 오후 2시 서초구청 앞에서는 방배4동 재건축지역 천막 철거를 규탄하는 전철연 주최의 집회가 열렸다<본지 10월 1일자 참조>. 서울 경기 지역 철거민과 학생 1백여명이 참석한 이날 집회에서는 시공회사(현대)와 용역회사(거산용역), 서초구청을 상대로 강제철거 및 폭력사태를 규탄하는 발언이 이어졌다.
전철연은 “서초구는 임대아파트가 단 한 채도 없는 지역이며, 재건축지역에서 세입자들의 임대아파트 요구 또한 한번도 성취된 적이 없었다”며 “방배동과 미아아파트의 싸움은 그만큼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