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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파업, 돈으로 막을 수 있다?

맨하탄호텔·한국전력, 노조간부 사퇴 공작

사업주들이 파업중인 노동자들을 돈으로 매수해 파업불참을 요구하고, 노조간부의 사퇴를 조건으로 문제해결을 종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맨하탄 호텔 노조(위원장 임성수)에 따르면 맨하탄 호텔(회장 정해수)측이 지난 11월 25일부터 파업에 불참하고 있는 노동자들에게 돈을 지급하면서 파업에 참가하지 말 것을 종용했다. 영선과에서 근무하고 있는 양승희(28) 씨는 “25일경 주임이 오더니 10만원을 건네며 교통비 명목으로 쓰라고 말했다”며 “갑자기 왠 교통비냐고 묻자 노조 파업에 동참하지 말라는 당부를 해왔다”고 밝혔다.

맨하탄 호텔 노조 조합원 60여명은 지난 11월 23일부터 체불임금지급, 부당노동행위 근절 등을 주장하며 파업을 결의하고 15일째 호텔 앞에서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사측은 협상에 임하기보다는 지난 25일 직장을 폐쇄하고 노조위원장을 해고시킨 데 이어 30일에는 세무서에 사업장 폐업신고를 냈다. 결국 호텔 직원 90여명이 졸지에 해고자가 된 것이다..

임성수 노조위원장은 “회사측이 돈으로 노동자들을 회유하고 그것도 안되니 호텔까지 위장폐업 시켰다”며 “사측의 부당노동행위와 관련해 노동사무소에 조정신청을 냈으며 위장폐업과 관련해 사장을 고소했다”고 밝혔다.


위장폐업, 조합원 매수 자행

전력산업의 분할․해외매각을 주 골자로 하는 전력산업 구조개편 법안이 노동자들의 거센 항의에 부딪혀 국회상임위원회 통과가 불투명해지자 한국전력 최병수 사장 역시 분할매각에 반대하는 조합원들에 대한 매수작업에 들어갔다. 최 사장은 지난 4일 오후 5시 전국의 1급 이상 임직원 1백여명을 중앙교육원에 비상소집, 대책회의를 열고 분할 매각에 대해 조합원들을 설득할 수 있는 보상체계를 마련하고 이를 통해 ‘전력산업 구조개악 저지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를 고립시키도록 지시했다. 또한 비대위원이 소속된 사업소장은 책임지고 비대위원들을 해당지부로 전출시키도록 지시했다.

박노균 전국전력노동조합(전력노조) 서인천복합화력전력처지부 비상대책위위원장은 “지부 사업소장들이 5일부터 명동성당을 오가며 비대위원들에게 정부로부터 예산을 승인받아 직원들에게 위로금조로 5백만원을 주겠다고 설득하고 있다”며 “만약 파업을 풀지 않고 법안에 계속 반대할 경우 노조전임자 17명을 해고함은 물론 내년 임금삭감 등은 불가피하다고 압력을 넣고 있다”고 밝혔다. 상황이 여기에 이르자 전력노조는 사업장에 사측에 대한 경고문을 붙이고 오는 10일 비상 비대위원 총회를 열고 대응방침을 논의할 계획이다.

전력노조는 전력산업 구조개편 법안의 통과 반대를 주장하며 지난 11월 25일부터 명동성당에서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다. 또 지난 29일부터는 지부별로 준법파업을 진행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