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총련 전 의장 강위원 씨, 2년째 법정 투쟁
검사가 재판중인 피의자를 타 지역 교도소로 이감시켰다면 이것은 정당한 행정조치인가? 아니면 피고인의 방어권을 침해하는 위법행위인가?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으로 지난 98년 징역 5년형을 선고받은 한총련 전 의장 강위원 씨(경주교도소 수감중)는 형이 확정된 직후인 98년 5월, 검찰이 미결수였던 자신을 부당하게 이감시킴으로써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했다며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작년 9월, 1심 패소라는 좌절을 딛고 지금까지 2년 동안 계속되어온 강 씨의 법정투쟁은 21일에 열린 광주지방법원에서의 항소심 심리를 거치면서 다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강 씨는 지난 97년 7월 구속되어 광주교도소에 수감되었지만 검찰 조사가 끝나고 기소되자 바로 순천교도소로 이감되었다. 검찰의 주장인즉 강 씨가 "접견을 통해 한총련 재건방침을 전달했으며 단식농성을 배후조종"했기 때문에 "교도소 내 질서유지와 안전의 확보를 위해 취한 불가피한 조치"라는 것이었다. 강 씨의 변호인과 가족들은 "가족과 법적 조력인이 모두 광주에 거주하고 있고, 순천교도소가 광주법원으로부터 3시간이나 걸리는 먼 거리여서 재판에서 방어권을 행사할 수 없다"며 이감조치에 반발했다. 그러나 광주교도소로의 재 이감은 1심 재판은 물론 항소심도 사실상 끝나갈 무렵인 98년 3월까지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강 씨는 우선 형사소송법 361조 2의 3항으로 맞섰다. 검찰의 이감조치는, "…검사는 항소기록의 송부를 받은 날로부터 14일 이내에 피고인을 항소법원 소재지 교도소 또는 구치소로 이송하여야 한다"로 되어 있는 이 조항을 위배하는 행위라는 것이다. 또한 강 씨는 "당시 교도관 입회 하에 직계가족만으로 제한된 면회에서 한총련 재건방침을 전달했다는 주장은 거짓말"이라고 일축하는 한편 "교도소 내 질서유지"는 교도소 당국의 고유업무인데도 교도소 측의 아무런 요청도 없이 검사가 이감조치를 한 것은 강 씨에게 심리적 압박을 가하기 위한 검찰의 '농간'이었다고 반박했다.
이 문제와 관련, 익명을 요구하는 법무부 담당자는 "미결수의 경우 다른 사건이 발생해 관할법원이 변경되지 않는 한 관할법원 교정시설에서 이감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강 씨의 재판은 오는 6월 다시 속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