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처우 항의하자 남직원 동원
(주)88관광개발(대표이사 여명현) 노동조합(노조위원장 신윤자) 소속 여성 경기보조원(캐디)들이 사측에 의해 집단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88관광개발 노조는 12일 지난 달 부당하게 출장금지조치를 당한 11명의 노조원이 회사 내에서 항의 집회를 벌이던 중 남자직원들에 의해 집단 폭행을 당했다는 것이다.
노조에 따르면, 황인식 총무상무를 비롯해 남자직원 15명은 11일 낮 12시 30분경 노조원들이 집회를 벌이고 있는 로비로 들이닥쳤다. 남자직원들은 노조원들의 피켓 등 시위용품을 부쉈으며 이에 반발하는 노조원들을 내동댕이치고 구둣발로 이들의 가슴과 온몸을 짓밟았다. 이 과정에서 노조원 최명임 씨가 실신해 병원으로 실려가기도 했다.
총무과 소속 유영석 씨는 본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출장금지를 받은 캐디들은 "보통 여자들과는 달라서 때린다고 맞을 사람도 아니"라면서 이들이 손님들이 드나드는 회사 안까지 들어와 시비를 걸었으며 "이 때 발생한 몸싸움 과정에서 여자들이 넘어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전국여성노조의 최순임 조직국장은 "사측이 구사대를 동원해 노조원들을 폭행한 것은 숨길 수 없는 사실"이라며 이와 관련해 관련자에 대한 징계는 물론 법적인 대응 또한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사태와 관련해 노조원들은 노동부를 항의방문 했으며 사측과 한차례 협상을 가졌다. 협상은 오늘 또 한차례 열릴 예정이다.
국가보훈처로부터 위탁받아 골프장을 운영하는 88관광개발은 국가기관의 감독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성경기보조원에게 조기정년 퇴직을 강요하는 등 비상식적인 행위를 일삼아 소속 노동자들은 물론 여성․노동단체들의 비난을 받아왔다. 또한 지난 4월에는 노동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노조간부 11명에게 출장금지 조치를 내려 물의를 빚어왔다<관련기사 2000년 4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