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흐름과 쟁점 ●
1. 법무부 불도저, 국가인권기구 민간기구화 돌진
22일 법무부는 전격적으로 '인권법(안)'을 입법예고하며 이를 9월 정기국회 개원과 동시에 제출하겠다고 발표. 이에 법무부와 민간단체 간 인권위원회 위상문제를 둘러싼 대립 다시 표면화. 법무부 법안의 요체는 인권위원회를 국가기구가 아닌 민간기구(비정부기구)로 설치하겠다는 것으로 '약체 인권위원회'를 비판해온 민간단체들 강한 거부감 표출. 더구나 메리 로빈슨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이 "법무부 안을 지지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직후에 이루어진 '기습' 발표에 법무부의 밀어붙이기에서 벗어나 정치권이 논의해야 한다는 요구 고조.
2. 네티즌, '통신질서확립법'을 막아라! 정통부, '사이버테러다!'
지난 7월 정보통신부의 '통신질서확립법' 추진 계획이 가시화된 이후 이를 반대해온 네티즌과 시민사회단체들의 사이버 시위가 정통부의 홈페이지 다운(8․26)을 빌미로 '해커․사이버테러' 등 언론에 의한 매도당해. 온라인상의 의사표현과 집회․시위의 권리에 빨간불. 특히 공격자로 지목된 진보네트워크센터는 압수수색까지 당해(8․29). 진보네트워크센터 등 27개 시민사회단체를 중심으로 한 '통신질서확립법' 반대 운동은 이 일을 계기로 더욱 '국가 권력의 온라인 규제 의도'에 대한 반대 의지 불살라.
3. 경찰폭력도 성폭력도 비정규직 설움도 가라, 롯데파업 타결
롯데호텔 노조 74일간의 파업 종결(8․21) 입사 3년 이상의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 자동전환, 성희롱 근절대책 마련 등에 합의. 경찰의 진압 후에도 54일이나 파업대오를 유지하여 노동운동사의 새 장을 열어. 그러나 해고자 문제는 과제로 남아
4. 광복절 사면, 비리사범엔 웃음꽃, 양심수엔 아쉬움
정부가 8․15 특별사면을 통해 김영삼 전 대통령의 둘째 아들 현철씨 등 권력형비리 연루자는 물론, 선거사범도 사면․복권한 반면 1백여 명의 미결 양심수와 수백 명의 정치수배자에 대한 고려는 전혀 없어. 결국 21명의 양심수 석방은 권력형 부정비리사범 사면․복권에 들러리. 국제앰네스티는 이번 사면에 대한 논평을 통해 "아직도 많은 양심수가 창살 안에 있으며, 국보법 개폐만이 더 이상의 인권침해를 방지할 수 있다"고 주장.
5. 집회․시위의 권리에 대한 '시위'는 그만!
민주노총, 전농 등의 집회에 대한 금지 통고 빈발에 '집회 신고 제도를 경찰이 집회 허가제로 운용하고 있다'는 비판 고조. 한편 경찰청의 '집회 주관단체에 대한 도로 사용료 징수 의견조사'에 이어 서울시가 '행사․집회 주관단체의 교통혼잡 유발에 대해 사회․경제적 손실비용을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혀 시민사회단체들 '헌법적 권리는 안보이고 행정적 편의만 보인다'고 개탄.
● 인권일지 ●
1. 인권운동사랑방, 롯데호텔 파업 폭력진압사건과 관련해 이무영 경찰청장을 비롯한 진압 책임자들과 폭행에 직접 가담한 전의경들을 직권남용, 독직폭행 등 혐의로 서울지검에 고발(8․1)
2. 한․미 주둔군 지위협정(소파) 협상 4년만에 재개, 다른 나라와 같은 수준으로 소파를 개정하기로 원칙적 합의했으나, 소파 개정협상 결과에 대해 관련 시민사회단체들 일제히 성명을 내고 "애초 미국이 제시한 협상안이 그대로 관철된 것에 불과하다" 비난(8․2~3)
3. 민주화를 위한 교수협의회와 학술단체협의회 소속 교수들, '박정희 기념관 건립 중단을 위한 전국 교수 서명운동' 계획 밝혀(8․3)
4. 민노총, 전농, 전국연합 집회 잇따라 금지 통고, 집시법에 대한 경찰의 자의적 해석에 대한 비난 빗발(8․2~5)
5. 153명 지식인, '조선일보 기고․인터뷰 거부를 위한 지식인 선언식' 가져(8․7)
6. 경찰의 집회 신고시 각서 강요에 천주교 청주교구 정의평화위원회 폐지 요구, 충북 지방경찰청 답변서를 통해 '각서에는 아무런 법적 근거 없다' 시인(8․8)
7. 호텔롯데 노조 성희롱대책위원회 소속 270명 노조원, 회사 경영진과 상습 성희롱자 12명을 대상으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8․9)
8. 메리 로빈슨 유엔 인권고등판무관 방한, 국보법․국가인권기구 문제 등에 대해 민간단체 의견 청취하고 정부 당국자 면담, "(국가인권기구에 대한) 법무부안을 지지할 수 없다"고 밝혀(8․10)
9. 광복절 사면, 김현철 등 비리사범 사면에 21명 양심수를 양념으로 넣어 석방, 1백여명의 미결양심수와 4백여명이 넘는 정치수배자에 대한 고려 없어(8․14)
10. 매향리 주민들이 제기한 소음피해 손해배상 소송에 국가측이 기약없이 선고를 늦추려는 태세, 9일 예정된 선고공판이 국가측의 신청으로 변론 재개에 들어가(8․16)
11. 민주당 송석찬 의원, 헌정사상 최초로 '국가보안법 폐지 법률안'을 마련, 의원들에게 배포하고 의원공동 발의를 위한 서명 작업 들어가(8․16)
12. 서울시, 행사․집회 주관단체의 교통혼잡 유발에 대해 사회․경제적 손실비용 부과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혀(8․17)
13. 국방부 기총사격장 사격중지, 농섬사격장에는 연습탄만 사용 등 '매향리 종합대책' 발표, 주민대책위 '주민과 협의 없었고 미봉책에 불과하다'며 사격장 폐쇄하고 토지와 어장을 돌려달라고 요구(8․18)
14. 국정원, 민혁당 사건 관련으로 최진수(8․20), 박정훈(8․23), 한용진(8․26), 박종석(8․27)씨 등 줄줄이 연행
15. 호텔롯데 노조 잠정합의안 가결, 74일 간의 파업종결, 입사 3년 이상의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규직 자동전환 등에 합의(8․21) 호텔롯데 노조원, 경찰의 폭력진압에 대해 국가상대로 손배소송(8․22)
16. 법무부, 전격적으로 '인권법(안)'을 입법예고 하면서 이를 9월 정기국회 개원과 동시에 제출하겠다고 밝혀(8․22)
17. 정부와 민주당, 외국인 고용허가제 도입키로 결정(8․24)
18.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 조병현 부장판사, '영화등급보류 처분'에 대한 위헌법률심판 제청(8․25)
19. 정통부 홈페이지 다운 사태(8․26)에 해킹,사이버테러라는 언론몰이로 '통신질서확립법'에 반대하는 네티즌과 시민사회단체들의 온라인 시위 매도, 진보네트워크센터에 대한 경찰압수수색(8․29)
● 주요판결 ●
<판결문 요약> 부산지법 민사부 신선대, 우암지부 노조결성 정당하다 판결: 지난해 12월 9일 우암, 신선대 부두에 전국운송하역노조 지부가 설립된 후 지부 설립의 적법성을 둘러싸고 노사간 마찰이 장기화, 이에 부산지법 민사제1부(재판장 김진수)는 '우암, 신선대 지부의 결성이 합법이고, 하역노조에 단체교섭권이 있다"는 취지의 판결 내려 (8․9)
- 1687호
- 2000-0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