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한 만큼의 대가를 원한다"
조합원 18명으로 이루어진 한 영세한 하청 인쇄업체의 노조가 지난 4월 25일부터 파업을 하고 있다. 이 달 15일부터는 노조위원장이 단식을 시작했고, 노조원들은 철야농성을 계속하고 있다. 남영동 인쇄골목에 자리한 임창문화사(대표 길문선)의 강원섭 노조위원장의 얘기를 들어보았다. <편집자주>
■ 왜 파업을 하게 되었나?
회사측은 지난 97년 IMF를 이유로 노동자들의 평균임금의 30%이상과 상여금 400% 전액을 삭감했다. 또한 식사시간을 30분 줄였고 점심식사비 지급을 중단했다. 연차, 생리 휴가 역시 폐지했다. 당시엔 우리 노동자들도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는 생각에 사 측의 입장을 수용했다. 그러나 경기가 좋아진 이후에도 회사의 방침엔 전혀 변화가 없었다. 현재 공장을 24시간 가동시킬 만큼 회사의 사정이 나아졌음에도 삭감된 임금을 인상해주지 않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다. 현재 임창문화사의 임금수준은 주변 업체의 70-80%에 불과하며 상여금은 전혀 지급되지 않고 있다. 이에 우리들은 IMF 이전 수준으로 임금 및 노동환경을 개선시켜주길 요구했지만 사측은 '해 볼테면 해봐라'는 식이었다. 우리에겐 달리 선택할 것이 없었다.
■ 파업 후 사측의 태도는?
교섭에 나선 것이 아니라 '회사에 불순한 사람이 들락거리는 것을 막는다'면서 용역부터 고용했다. 결국 지난 27일에는 용역이 노동자를 폭행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또한 사측은 다른 업체에 하도급을 주고 있다. 이는 명백한 위법행위이기 때문에 노조는 이미 사측을 노동부에 고발한 상태다.
■ 인쇄노동자들의 노동환경이 열악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영세사업장이 많다보니 노동환경 개선과 임금인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따라서 이직률이 매우 높다. 매일 2교대로 12시간 노동에 시달리며 기계소음이 심하다보니 난청환자들이 많다. 또한 먼지가 많이 발생해 대부분의 노동자들이 기관지 질환에 시달린다. 기계로 인한 산재는 흔한 일이다.
■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그동안 사장 말 한마디에 모든 것이 좌지우지 됐다. 반면 우리 노동자들은 하고싶은 말 한마디 제대로 못했다. 우리는 일한 만큼의 대가를, 대우를 받길 원할 뿐이다. 싸움이 쉽게 끝나리라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가 여기서 물러선다면 해고되거나 더 열악한 환경에서 일할 수밖에 없다. 인간답게 살기 위해 싸움을 계속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