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막농성 1년 맞은 한화오트론 해고 노동자
"우리는 일자리를 구걸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지난 1년의 농성은 구조조정을 이유로 부당노동행위를 자행한 한화자본에 대한 정당한 투쟁이었습니다. 우린 끝까지 투쟁해서 반드시 현장으로 돌아갈 것입니다."
복직의 그날을 꿈꾸며 지난해 5월부터 구로공장 앞 천막농성장을 지켜온 해고노동자 정미정(33) 씨. 농성 1주년을 맞이한 17일, 정 씨는 농성장을 찾은 80여 명의 노동자와 대학생 앞에서 이렇게 결의를 밝혔다.
한화오트론 해고노동자들은 98년 체불상여금 문제로 노동부에 진정서를 제출한 것이 빌미가 돼 부당 징계와 해고를 당했다. 이후 농성이 1년의 세월을 넘기는 동안 처음 12명이 함께 했던 농성을 지금은 3명의 해고자만이 지키고 있고, 회사의 이름도 (주)오트론에서 (주)한화구로공장으로 바뀌었다.
"힘들었죠. 평행선을 달리는 것처럼 변화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았으니까요." 해고노동자 이상희(30) 씨가 회사측 직원의 해고자 폭력, 회사차량의 해고자 뺑소니 사건 등을 겪어야 했던 그간 세월을 떠올리며 심경을 털어놓았다. 다행히 다른 사업장의 해고노동자들과 대학생들의 연대가 이들에겐 더할 나위 없는 힘이 되어 왔다.
이날 집회를 끝내며 3명의 여성 해고노동자들은 '건강하고 당당한 노동자의 삶'을 바라는 소망을 담아 '원직복직'이라는 혈서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