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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의 인권이야기] KT 노동권 되찾기는 계속~

1인 시위로 상습적 노동인권 침해집단 KT에 맞서다

매주 금요일 아침 출근길, ‘KT는 노동인권탄압 중단하라’, ‘부당노동행위 재발 방지 대책을 세워라’, ‘노동자들의 정당한 활동을 가로막지 말라’ 등의 내용이 담긴 피켓을 든 노동자가 어김없이 KT전북본부 앞에 서서 1인 시위를 벌인다. 매번 KT 앞에 서서 출근하는 노동자들을 향해 피켓을 들고 서 있으면 사측에서 사진기들 들고 찰칵찰칵 찍어댔었는데 사진촬영 하는 이가 안보이더니 1인 시위 장소 옆에 CCTV를 설치해 놓은 게 보인다.

벌써 몇 달째 이어지고 있는 1인 시위는 작년 말 KT 노동조합 선거로 거슬러 올라간다. 사측이 노동자들에게 특정후보를 지지하라며 사내 통신망으로 보낸 쪽지가 발견된 것이다. 쪽지에는 △임단협 찬반투표가 무사히 끝난 데에 대한 감사 인사 △노동조합 선거 시기에 민동회나 희망대화합연대에서 쪽지를 보내거나 방문한 날짜와 시간, 방문자 성명, 활동내용 등 상세한 내용을 즉각 통보할 것 △특정후보 추천자 싸인 △애매한 상황에서는 저(쪽지를 보낸 이)와 통화하고 처신할 것 등을 담은 기가 막힌 내용이었다.

노동조합 선거에 사측의 지배개입으로 부당노동행위가 이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확실한 증거였다. 또 ‘임단협 찬반투표가 무사히 끝나 감사드린다’는 내용은 KT가 노조 선거뿐만 아니라 임단협 투표에도 개입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었으며 이는 무엇보다 KT가 자주적인 노동조합 활동을 깊숙이, 일상적으로 관리해오고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말해주는 것이었다.

노조선거 개입쯤이야 예상된 일?

뭐, KT에서 이런 사건이 전혀 놀랄만한 일도, 새로운 일도 아니다. KT노동조합은 이미 어용이 된지 오래고, 노동조합 선거시기마다 선거 개입/부정선거 의혹이 제기됐고, (이미 탈퇴했지만)민주노총 지역본부마저도 ‘KT의 그런 일을 이미 공공연한 사실이고, 노동조합의 요청도 없는데 나서기는 힘들다.’며 손을 놓고 있던 게 KT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명 안 되는 노동자들이 지금까지 부당노동행위 고발, 농성, 집회, 기자회견, 1인 시위 등 싸움을 계속 이어오고 있다. 얼마 전 사측은 이들 중 한 노동자를 집시법 위반, 명예훼손, 업무방해 등으로 고소했다. 잘못을 인정하라고 요구해 온 노동자에게 보낸 사측의 답이 고소였던 것이다. 도둑이 오히려 몽둥이를 들고 나선 꼴인데 그 이유 또한 가관이다. KT 전북본부 앞에서 혼자서 했던 1인 시위에는 명예훼손, 두 명 이상이 있으면 집시법 위반, 선거 당시 사측의 지배개입에 항의해 농성을 했던 것에는 업무방해라는 것이다.

이것으로 ‘상습적 노동인권 침해집단 KT’라고 하기 부족했던 지 부당인사, 회사 앞 1인 시위에 대한 채증, 회사의 명예를 실추시킨 것에 대한 사유서 제출 요구, 회사 주변 유령집회 신고, 1인 시위 장소에 CCTV 설치 등 크든 작든 노동권 보장을 요구하는 등 노동자의 모든 활동에 회사는 꼼꼼히 압력을 가한다.

2004년도에도 인권침해가 심해 시민인권단체가 모여 KT의 인권침해 실태를 고발하였다.( 사진 출처: 민중언론 참세상)

▲ 2004년도에도 인권침해가 심해 시민인권단체가 모여 KT의 인권침해 실태를 고발하였다.( 사진 출처: 민중언론 참세상)


1인 시위를 계속 벌이고 있는 노동자는 ‘KT의 재발방지 약속’을 꼭 받아낼 것이라고 말한다. KT가 보여주고 있는 노동자 활동에 대한 민감하고 저열한 조치들이 싸움을 멈출 수 없도록 이유이기도 하지만, 사측의 잘못이 확실히 드러난 사건에 많은 노동자들이 함께 하지 못해도 끈질기게 문제제기를 해나가는 것이 오랫동안 쌓여 왔던 KT 노동자의 노동권 침해를 조금씩이라도 줄여갈 수 있는 길이 아니겠냐는 것이다. 매주 금요일 아침 이들과 함께 하는 1인 시위는 KT 노동자들의 노동권을 찾기 위한 이들의 목소리가 꺼지지 않고 있음을 확인하는 시간이 된다.
덧붙임

오이 님은 전북평화인권연대 활동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