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직폭행고소에 시간만 질질 끌다 "무혐의"
청송제2교도소 수감당시인 93년 교도관들로부터 심한 가혹행위를 당했다고 주장하는 양만신(46세. 현재 광주교도소에 수감중) 씨가 작년 8월에 제기한 독직폭행 고소사건이 지난 9일 검찰에 의하여 무혐의처리 되었다.
양만신 씨는 93년 6월 14일 청송제2교도소로 이감되던 바로 그 날 교도관들로부터 뚜렷한 이유없이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한 양 씨의 항의는 사태를 악화시킬 뿐이었다. 10여명의 경비교도대와 교도관들이 달려들어 양 씨의 웃옷을 벗긴 채 워커발로 짓밟아 온몸에 피멍이 들고 피부가 벗겨졌다는 것이다. 한 교도관이 양씨의 목을 졸라 벌어진 입안에 흙을 퍼 넣는 바람에 까무라치기도 했다. 다음날인 15일 오전에도 양 씨는 '재소자준수사항'을 외우지 못한다는 이유로 다시 심하게 폭행 당했다고 한다.
16일, 양 씨는 순시하는 배병도 소장에게 이 사실을 호소했으나 오히려 "조사방에 넣으라"는 명령이 되돌아왔을 뿐. 교도관들은 즉각 양 씨를 수갑과 포승으로 결박하고 온몸에서 피고름이 흐를 정도로 구타했다고 한다. 견디다못한 양씨는 9월 7일 성기 일부를 자르는 자해까지 감행했다. 이후 3백여일 동안 양 씨는 수갑2개와 혁수갑에 묶인 상태로 생활해야 했다.
시효 5일전까지 시간 끌다 "무혐의"
같은 해 청송에서 광주교도소로 이감된 양 씨는 배병도 소장 외 폭행교도관들을 고소하려 온갖 노력을 했지만 광주교도소 당국이 집필을 허가하지 않아 6년이라는 세월을 허송했으며, 지난해 8월이 돼서야 비로소 고소장을 낼 수가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이 사건 담당검찰청은 지난 9개월간 의성지청에서 창원지검으로, 창원에서 대구로, 대구에서 창원으로, 창원에서 다시 의성지청으로 변경됐다. 결국 의성지청은 지난 9일 공소시효를 단 5일 남겨둔 채 '무혐의' 결정을 내림으로써 노골적인 폭행교도관 감싸기라는 의혹을 사고 있다.
청송감호소 출신 윤 모 씨는 "93년 6월이라면 감호소에서 교도관으로부터 심하게 구타당한 어떤 감호자가 죽고 전 재소자가 단식투쟁을 하다 무참하게 진압당한 직후여서 매우 살벌한 시기였다"면서 "당시 분위기로 보아 양 씨가 당했다는 교도관의 폭행은 충분히 있고도 남을 일"이라고 말했다.
양만신 씨는 지난 12일 공소시효 말료 이틀을 앞두고 법원에 재정신청을 냈다. 이제 양 씨가 취할 수 있는 법적 대응방법은 거의 없다. 투쟁의 전망은 결코 밝지 않은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