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적 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는 11월 14일 뉴욕에서 '2000년 세계인권지킴이'를 선정, 발표했다. 다음은 '2000년 인권지킴이'로 선정된 네 명의 개인과 한 단체의 활동내용이다.
◎ 카산 바이에프(러시아, 의사) : 체첸전쟁 발발 당시 체첸의 개업의였던 그는 48시간에 60회의 수술을 할 정도로 부상자들 치료에 헌신했다. 상대편 군인을 치료해주면 처형하겠다는 양측의 협박에 굴하지 않고 체첸인과 러시아인을 모두 차별없이 치료했다. 결국 러시아는 체첸 장교를 치료해주었다는 이유로 병원을 불태우고 그를 체포하려 해 망명했다. 치료일지를 쓰며 또한 인권침해 상황을 상세히 기록해 세계에 알렸다.
◎ 압둘 테잔 콜(시에라리온, 인권변호사) : '시에라리온의 인권을 위한 변호사위원회'에서 활동하면서, 수많은 사상자와 소년병을 양산하며 계속되고 있는 내전에서 끔찍한 인권침해를 세계에 알렸다.
◎ 마틴 맥완(인도, 인권운동가) : '나브사리잔 동맹(Navsarjan Trust)'의 대표로 활동하며 '달리트(인도의 카스트 중 최하계급, 불가촉천민)인권을 위한 전국운동기구'를 이끌었다. 나브사리잔 동맹은 인도 서부의 지역NGO로서 약 2천개 마을의 달리트들을 위해 법률 활동부터 깨끗한 식수 공급, 토지개혁과 최저임금법의 시행 촉구에 이르는 다양한 활동을 했다. 지역NGO의 연맹체인 전국기구는 1억6천만 달리트의 인권을 위한 전국적인 기구로서 1999년 12월 인도 정부에 불가촉천민제도의 폐지를 요구하는 250만명의 서명을 제출했다. 달리트 인권운동을 인도 역사상 최대의 규모와 범위로 확대시킨 공로를 높이 평가받았다.
◎ '명예범죄' 폐지를 위한 요르단 전국운동기구(요르단) : 요르단 형법 340조에 규정된 소위 '명예범죄'의 폐지를 위한 운동기구다. 이 조항에 의하면 '명예를 위해' 살인을 저지른 자들은 단지 수개월에서 수년 징역이라는 가벼운 형벌을 받는다. 요르단에서는 해마다 25명에서 30명의 여성이 집안에서 반대하는 사람과 결혼했다거나 강간당했다는 이유로, 심지어는 입소문에 올랐다는 이유만으로 가족이나 친척에 의해 살해당하고 있으나 이 조항 때문에 처벌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운동기구는 요르단에서 전통적으로 눈감아온 여성에 대한 폭력을 종결시키기 위해 활동하고 있다.
◎ 레비야 카디르(중국) : 위구르 자치구에 거주하는 사업가로 99년 8월 국가기밀 누설죄로 체포돼 8년형을 선고받고 복역중이다. 아들과 비서도 함께 투옥됐으며 가족과의 면회는 일체 허용되지 않았다. 그러나 투옥의 진짜 이유는 그의 남편인 시이크 로우즈가 중국의 위구르 정책에 반대하는 정치활동을 하며 외부 언론에 위구르 문제를 제기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