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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복수노조' 피켓 찢은 한국노총

민주노총, "복수노조 유보 응징" 결의


32년만의 폭설, 서울의 교통을 최악의 상태로 만들어버린 눈발도 복수노조 쟁취를 위한 행군을 멈춰 세우지 못했다. 15일 「파견·용역노동자 노동권쟁취와 간접고용철폐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아래 파견철폐 공대위) 소속 활동가들은 여의도 노사정위원회와 한국노총 앞에서 집회를 갖고, 복수노조 허용을 유보시킨 노사정위원회 합의를 강력하게 규탄했다.

"복수노조 허용하고 단결권을 완전 보장하라!" 휘날리는 눈보라에 온몸이 흠뻑 젖어 들어가도 집회참가자들의 목소리는 높아만 갔다. 그러던 중 집회는 뜻밖의 봉변을 당했다. 한국노총 정문 앞에서 집회를 시작한지 5분도 안돼 한국노총의 한 간부가 "여기가 어딘데 소릴 치느냐"며 집회를 방해하고 나선 것이다. 그는 심지어 구호가 적힌 피켓 2개를 빼앗아 찢어버리기까지 했다. 이어 한국노총 관계자 20여명이 가세하면서 집회장은 삽시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이들은 돌아서는 마지막 순간에도 "선배들 앞에서 뭐 하는 짓이냐" "이런 집회를 왜 하는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그러나 파견철폐공대위 구미영 집행위원은 "노사정위원회에서 복수노조 유예 합의서에 도장을 찍어준 한국노총이 노동운동의 발전과 연대를 운운하는데 심한 분노를 느낀다"며 "진정 운동대오를 분열시키고 있는 장본인들이 누구인가 반성해 보라"고 울분을 토했다.

한편 복수노조 유보를 규탄하는 사회단체들의 성명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평등사회를 위한 민중의료연합」은 14일 성명에서 "한국노총이 정부가 던져준 노조전임자 임금 지급이라는 당근을 받아들임으로써 노동자 단결권을 팔아먹었다"며 "정부와 자본의 일방적 구조조정을 위한 명분만 쌓는 노사정위원회를 해체하라"고 촉구했다. 또한 "노동자들의 단결권과 교섭권을 부정하여 인간답게 살 권리를 박탈하는 복수노조 유예 방침을 즉각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민주노총도 15일 발표한 투쟁결의문에서 "노사정위원회 야합에 동참한 반노동자 집단을 박살낼 것과 복수노조 허용 유보를 추진하는 정당과 국회의원을 응징할 것을 결의한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산하 비정규직 노조들은 16일 하루 총파업을 단행하고 민주노총 단위의 대규모 집회를 오후 2시 서울역에서 개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