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운동사랑방 후원하기

인권하루소식

한국노총의 적반하장

복수노조금지 비판에 '노동운동 저해책동' 비난


노사정합의 당사자인 한국노총(위원장 이남순)이 자신에 대한 비판에 대해 적반하장격으로 "노동운동 발전을 저해하려는 책동"이라고 비난하고 나섰다.

한국노총은 13일 '복수노조 유예', '노조전임자 임금지급 금지 유예' 등의 노사정합의 비판 움직임에 대해 "노조 전임자에게 임금지급을 금지하여 노동운동 발전을 저해하려는 책동이거나 이에 악용될 소지가 있음을 심각히 우려"한다며 "노동운동의 발전과 연대라는 측면에서 성숙한 대응을 촉구"했다.

한국노총은 또 정부여당에 "조속한 시일내에 노사정위원회 합의사항을 당론으로 확정해 이번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통과시키"고 "야당도 정부여당의 움직임에 적극 협조"하라고 "강력히" 요구했다.

이에 대해 한국비정규노동센터(소장 박승흡)는 15일 "노동기본권을 보장한 헌법정신을 무시한 야합을 해놓고도 오히려 뻔뻔스러운 자기변명으로 정당한 비판을 모독하는 것"이라고 강력히 비판했다.

한국비정규노동센터는 이어 "'노동시간 단축과 비정규노동자 권리보장 등 제도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종전의 변명이 그나마 최상의 보호책"이라는 점을 상기시키고 "한국노총이 정식으로 사과하지 않을 경우 국제사회와 전체 사회운동으로부터 고립을 자초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국비정규노동센터는 또 "복수노조 금지조항 폐지는 비정규노동자의 단결권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장애물을 제거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히고, "(복수노조가 실시돼도) 비정규노동자 문제에 관한 기존 정규직 노조의 책임이 완전히 면제되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특정산업이나 직업의 경우 비정규직만으로 노조가 구성되는 것이 불가피한 경우도 있지만", "한 기업의 노동자가 종사상의 지위가 다르다는 이유로 별도의 노조를 조직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한국노총은 지난 9일 '복수노조 유예'합의 후에 "미흡하지만 고뇌에 찬 결단으로 일단 환영"한다고 밝혔다. 한국노총은 같은 날 "복수노조가 유예되는 동안 비정규노동자들의 노조결성이 방해받지 않도록 모든 법적, 조직적 노력을 강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또 "노동자 보호를 위해서 최근까지 견지해 온 연대기조를 살릴 것"을 민주노총에 제안했다.

이에 앞서 민주노총은 12일 '노조전임자 임금지급-복수노조 금지'에 대해 "상식과 원칙에서 벗어난 일"이라며 "국회를 통과해 법제화에 이르지 못하도록 모든 수단을 강구해 저지"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또 "이번 노사정 합의에 대해 민주노총이 합의한 것처럼 잘못 알려진 것은 매우 유감"이라고 밝히고, "복수노조 금지조항 삭제는 유보할 사항이 결코 아니
다"고 강조했다.

한편 민주노총은 13일 전국단위노조대표자 5백여 명이 모여 △복수노조 쟁취 △노동시간 단축 △신자유주의 구조조정 저지를 결의했다. 노조대표자회의에서는 △노사정위의 '복수노조 금지'에 대해 ILO 등 국제노동기구에 제소, △비정규직 문제를 2월 임시국회에 사회쟁점화하고, "6∼7월 투쟁에 맞춰 투쟁을 준비하자"고 결의했다. 노조대표자회의에서는 대체로 '열심히 싸우자'는 것 말고는 구체적인 투쟁계획을 결의하지는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