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단에 특혜” 주장, 대체복무제 반대 나서
‘양심적 병역거부권’ 인정과 대체복무제 도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이만신, 아래 한기총)가 대체복무제를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나서, 찬반 논란이 뜨거워질 전망이다.
한기총은 지난 1일 발표한 성명에서 “여호와의증인이 집총을 거부하고 병역을 기피하는 이유는 국가와 정부를 사탄의 조직으로 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한기총은 또 대체복무제가 “여호와의 증인을 위한 특혜”라며 “오히려 병역기피를 조장하고 사회위화감을 조성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요컨대, 여호와의 증인이 ‘이단’이며 병역거부가 반사회적인 행동이므로 양심적 병역거부권을 인정하는 대체복무제 도입에 반대한다는 것이 한기총의 공식 입장이다.
“반기독교적 발상” 반론도
이에 대해 전국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 정진우 목사는 “이단이라고 치부하며 양심의 자유라는 기본적 인권을 무시하는 것이야말로 반기독교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또 대체복무제는 “여호와의증인 신자들만을 위해 특혜를 베푸는 법이 아니라 소수자의 인권 보호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평화인권연대 활동가 최정민 씨는 “지금 논의되고 있는 대체복무제는 군복무에 상응하거나, 어쩌면 더 힘든 일을 하게 되는 것”이라며 “일반적인 군복무자들과의 형평에 전혀 어긋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최정민 씨는 또 한기총이 우려한 병역기피에 대해 “대체복무 기간을 군복무기간보다 늘리거나 자격심사를 엄격히 하는 등 적절한 보완책을 마련하면 된다”고 반박했다. 지난 5월 31일 ‘양심․종교의 자유와 군 대체복무’를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는 대체복무제를 도입한 후에도 병역기피 등의 부작용이 보고되지 않은 대만의 사례가 발표된 바 있다.
한편 사회단체들의 공개적인 문제제기에 이어, 국회에서도 양심적 병역거부권 인정을 위한 입법이 적극 추진되고 있다. 민주당의 장영달, 천정배 의원은 각각 대체복무를 골자로 하는 법률안을 성안한 상태며, 7월중으로 국회에서 대규모 공청회를 열기로 했다. 두 의원이 제안할 법안의 주요 내용은 종교적 신념 등 양심상의 이유로 병역을 거부할 경우 사회봉사와 공익근무로 병역을 대체하도록 하는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