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통계약직노조, 투쟁기금 마련 채권발행
사측이 행한 부당해고에 맞서 2백여 일 넘게 파업중인 한국통신계약직노동조합(위원장 홍준표)이 투쟁기금을 마련하기 위한 채권을 발행했다. 지난해 12월 13일부터 △비정규직 철폐 △정규직화 쟁취를 요구하며 파업에 들어간 한통계약직노조는 그동안 사측과 교섭이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아 장기 파업을 벌여온지라 재정적 어려움을 겪어왔다.
파업 초기에는 조합원들이 투쟁기금을 갹출했지만, 파업이 장기화되면서 조합원들 대다수가 생활고에 시달렸다. 생계 때문에 소속지역으로 돌아가기도 했다. 투쟁기금 중 상당부분은 병원비와 법률비용에 들어갔다. 지난 1월 한통 본사 앞 노숙농성 중 쓰러져 반신마비가 된 이동구 조합원, 지난 3월 목동전화국 점거투쟁 때 생긴 부상자, 구속자 등. 한통계약직노조는 굵직굵직한 지출을 연이어 했다. 파업 때 벌금형을 받은 사람만도 49명에 달한다. 재정충당을 위해 뺏지․티셔츠․주문도시락 판매도 했다. 한때 ‘돈이 바닥나서’ 1천6백원짜리 도시락도 제때에 구입하지 못하기도. 이 때문에 지난 6월 24일 총회에서 ‘투쟁채권’을 발행하기로 결정했다.
한통계약직노조 강태봉 지도위원은 “장기 투쟁을 벌이면서 가정이나 노조 차원에서 많은 피해가 속출하고 있”지만 “7월부턴 조직을 재정비하고 더욱 힘찬 투쟁을 벌여 사측과의 교섭력을 높여야한다”고 말했다. 강 위원은 또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재정적 안정도 매우 중요하다고 판단해 채권을 발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투쟁 채권’ 발행가는 5만원이며, 한통계약직노조 파업 종료시점부터 12개월 안으로 갚는다는 조건으로 발행했다. 구입문의는 전국공공연맹 선전국(02-2236-3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