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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민간의보 추진, ‘친특권층’ 자처

복지부․민주당, 한 입으로 두 소리


노동․농민․사회단체들이 민간의보 도입이 강행된다면 김원길 보건복지부 장관 퇴진운동까지 불사하겠다고 나선 가운데, 김 장관의 민간의보 도입 추진 방침은 자신이 속한 민주당의 건강보험에 대한 입장과도 배치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민주당의 국정운영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는 『국정의 올바른 이해』(2001.7)라는 제목의 책자 84-86쪽에서 확인된다. 민주당은 이 책자에서 “한나라당은 서민층에게 그림의 떡인 고가의 민간의료보험 도입을 주장해 역시 친특권층 정당임을 입증했다”며, “민간의보를 도입하자는 것은 국민건강보험제도를 없애자는 것”이라고 못박고 있다. 민주당은 민간의보 도입에 대해 반대입장을 천명한 것.


민간의보, 서민에겐 그림의 떡

29개 노동․농민․보건․사회단체들로 이뤄진 「민간의료보험 저지와 건강보험 강화를 위한 공동대책위」(아래 공대위) 소속 활동가들은 민간의보 도입 철회를 촉구하기 위해 방문한 김 장관의 민주당 지구당 사무실에서 이같은 사실을 우연히 알게 된 후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공대위의 홍보팀장인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우석균 사무국장은 “김 장관은 자신이 속한 민주당의 당론까지 어겨가며, 서민층은 엄두도 못 낼 고액의 민간의보 제도는 도입하려한다”며, “김 장관 스스로 친특권층을 자처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복지부는 12월말 제3차 재정안정대책의 일환으로 민간의보 도입을 공언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민간의보 도입의 구체적인 안을 제시하는 ‘민간의료보험 활성화 태스크포스’의 보고서가 14일 공개됐다.

이 보고서는 민간의보 도입에 따라 계층간 의료이용의 불평등이 심화되는 문제는 소홀히 한 반면, 이제껏 민간보험업계에서 요구해온 내용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

우 사무국장은 “태스크포스가 애초부터 민간의보를 찬성하는 학자, 이해당사자인 보험업계와 병원협회 인사, 복지부의 영향력 하에 있는 기관으로 편파적으로 구성됐다”이라며 민간의보 추진 논의의 비민주성을 비판했다.

태스크포스의 보고서에 따르면, 민간보험을 활성화하기 위해 △건강보험공단이 보유하고 있는 개인의 질병 관련 정보를 민간보험사에 제공하고 △요양기관 당연 지정제를 자유계약제로 전환하자고 되어 있다.

이에 대해 공대위는 20일 반박자료를 발표해, “개인의 질병 정보를 민간보험회사에 제공하는 것은 명백한 사생활 침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민간보험회사는 이윤을 남기는 게 목적이기 때문에, 질병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은 장애인이나 노인이 민간보험 가입을 의도적으로 배제하는 일도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러한 일들은 이미 미국에서 나타난 현상이라는 것이 공대위의 설명.

또 공대위는 “요양기관 자유계약제가 도입되면 많은 대형병원이 민간보험을 선호하고 건강보험과는 계약을 하지 않을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는 모든 의료기관이 건강보험의 요양기관으로 당연 지정돼 있다.

한편 공대위는 오늘 오전 11시 민주당사 앞에서 ‘민간의보 반대․보험료 인상 반대’ 집회를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