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외국인 전용 카지노 업체인 파라다이스 제주카지노의 여성노동자 21명이 직장 내에서 성희롱을 당했다며 제주지방노동사무소에 집단으로 진정서를 제출했다. 피해 여성들은 회사의 임원 및 주요 간부들이 신체의 일부를 툭툭 치고, 성적 수치심을 주는 발언을 하는 등 일상적으로 성희롱을 해 왔다고 주장했다. 아래는 피해자들이 선별한 4명의 가해자가 행한 성희롱 사례 중 일부.
◎강모 씨 : "피부과 다닐 필요 없어, 음양의 조화가 맞아야 되는 거야, 내가 고쳐줄게." ◎이모 씨 : "이놈의 방댕이 봐라"며 엉덩이를 침 ◎이모 씨 : 혼자 근무 중인 노동자 옆에 앉아 팔뚝 안쪽을 주물렀음, 근무 중 조기 퇴근하라며 술자리에 억지로 데리고 감 ◎김모 씨 : 훈계를 하는 척 하다 아랫배를 때림, 빈 테이블에서 얘기하는중 손을 만짐, "야! 너 누가 검정색 속옷 입으라고 했어?"
이제껏 여성노동자들은 이같은 피해에도 불구하고, 사측과 가해자의 보복이 두려워 좀체 직장 내 성희롱 문제를 제기하기 어려웠다. 피해자 중 실제 이모 씨는 지난해 10월 개인적으로 노동사무소에 성희롱 사실을 신고한 후, 가해자에 의해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를 당했다. 사측 또한 이 씨가 회사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등의 이유로 감봉 1개월의 불이익 조치를 내렸다. 직장 내 성희롱 예방교육을 실시하지 않아 사측은 2000년 12월 노동부로부터 3백만원의 과태료 처분을 받기까지 했으나, 상황은 시정되지 않아 피해 여성들의 고통만 가중되고 있는 것이다.
"전 사실 회사에 들어 온지 오래 돼서 성희롱에 많이 무뎌진 편이지만, 새로 들어온 여자 후배들은 혼자서 많이 울어요. 각자 개인적으로 싸우면 불이익을 당할 게 뻔하고, 집단진정이라도 해야 좀 달라지지 않을까 기대하는 거예요." 이 씨는 집단 진정의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이날 노동자들은 집단 진정서를 제출하며 노동부에 "피해자들이 더 이상 불이익한 환경에 처하지 않도록 제주카지노에서 발생하는 직장 내 성희롱을 공정하게 조사하라"고 요구했다. 또 "가해자들을 중징계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라"고 회사측에 촉구했다.
남녀고용평등법에 따르면, 사업주는 의무적으로 직장내 성희롱 예방을 위한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또 직장내 성희롱 발생이 확인된 경우 사업주는 지체없이 행위자에 대해 징계 및 이에 준하는 조치를 취해야 하며, 피해 사실을 주장한 노동자가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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