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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의문사위, '김준배사건' 법원에 재정신청

"검찰, 합리적 이유 없이 목격자 진술 배척"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위원장 한상범)는 97년 '한총련 투쟁국장 김준배씨 의문사 사건'과 관련, 김 씨를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고발된 경찰 이모 씨를 검찰이 무혐의 처분하자, 이에 불복해 지난 16일 법원에 재정신청을 냈다. 재정신청이란 검사의 불기소 처분에 불복할 경우, 고등법원의 심판을 요구하는 절차다.

앞서 지난 달 30일 광주지방검찰청은 '경찰관 이 씨가 김준배 씨를 구타하는 현장을 아파트 2층에서 목격했다'는 신모, 전모 씨의 진술을 배척하는 대신, 폭행장면을 보지 못했다고 증언한 아파트 7층 주민과 동료경찰들의 진술만을 인정, 이 씨를 '혐의 없음' 처분했다. 이는 지난해 7월 이 씨의 구타로 김준배 씨가 사망했다고 밝힌 의문사위의 조사결과를 전면 부정한 것이었다.

의문사위는 "검찰이 합리적인 이유 없이 이 씨의 폭행을 목격한 주민의 진술을 배척했다"며 재정신청의 이유를 밝혔다. 그 근거로 △신모, 전모씨의 진술이 구체적이고 일관됐다는 점 △당시 두 사람이 폭행장면을 목격하기에 좋은 위치에 있었다는 점등을 들었다.

또 의문사위는 폭행장면을 보지 못했다는 아파트 7층 주민 황모, 이모씨와 동료경찰관들의 진술을 토대로 검찰이 이씨의 폭행을 부정한 것도 "타당하지 않다"고 반박했다. 의문사위 조사에 따르면, 황모, 이모 씨는 최초의 상황을 목격하지 못했다. 따라서 그들의 진술이 폭행여부를 판단하는 근거가 될 수 없다는 것이 의문사위의 설명이다.

또한 동료경찰관들의 진술에 대해서도 △의문사위 조사과정에서 진술을 번복했다는 점 △당시 상황을 목격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신빙성이 없다고 밝혔다.

지난 97년 검찰은 김준배씨 사망 다음날, 경찰관에 의한 폭행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었으나, 부검감정서도 도착하지 않은 상태에서 내사를 종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