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3명, 평화 위해 이라크로 출국
미국의 대 이라크 전쟁이 코앞에 다가온 가운데, 오늘 한국인 3명이 스스로 '인간방패'가 되어 전쟁을 온몸으로 막겠다며 이라크로 출국했다.
7일 오후 1시 30분, '한국 이라크반전평화팀'은 인천공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쟁을 막기 위해 이라크로 떠난다"고 밝혔다. 평화운동가, 예비 병역거부자, 여성운동가 등으로 구성된이라크반전평화팀은 "한상진, 이영화, 남효주 씨 등 3명이 이날 오후 3시 비행기로 출국하고, 오는 13일에도 7명이 추가로 떠날 예정"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날 출국한 남효주 씨는 17살의 청소년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이후 미국 평화단체 '광야의 목소리'가 운영하는 이라크평화팀에 합류해 폭격 예상 지역에서의 시위, 의료지원, 난민구호 활동 등을 전개하게 된다. 현재 이라크에 남아있는 '인간방패'는 25여명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라크반전평화팀은 "미국의 대 이라크 전쟁은 중동의 석유자원을 장악하기 위한 것으로 어린아이들을 포함해 무고한 이라크 민간인의 몰살을 의미할 뿐"이라고 비난하면서, 이라크에 대한 전쟁 준비 중단과 평화적 해결을 촉구했다. "지난 10여년간 폭압정치와 경제 제재로 끔찍한 고통에 시달려 온 이라크 국민에게 전쟁은 더 큰 비극을 불러올 것"이라는 설명이다. 실제 지난 1월 7일 발표된 UN보고서는 이번 전쟁이 일어날 경우, 최소 50만명의 사망자와 340만명의 난민, 그리고 질병을 가진 이와 빈곤층을 확대재생산 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한상진 씨는 출국을 앞두고 "만약 한국이 이라크에 전투병을 파병하게 되면 우리는 거기에 맞설 수밖에 없다"면서 정부가 미국의 파병요청을 거부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들의 활동을 국내에서 지원하기 위한 한국 이라크반전평화팀 지원연대도 구성됐다. 이들은 △재정 지원 △반전평화팀 모집과 합류 지원 △캠페인 등 여론확산 △한국군 파병 저지를 위한 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한편 전국학생협의회, 사회당, 여성해방연대도 이날 미국의 이라크전쟁을 반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특히 여성해방연대는 "전쟁의 재앙은 이라크에서 멈추지 않고 핵 위기에 노출되어 있는 한반도까지 미칠 것"이라고 경고하고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서라도 전쟁을 막아내는 직접행동에 나서자"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