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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일곱번째 반딧불 : 사북과 이라크의 진실을 만난다

사북 광부들의 통한의 사연을 담아낸 영화 <먼지, 사북을 묻다>(이미영 감독, 80분)가 이번 달 반딧불에서 상영된다. 2002년 인권영화제에서 올해의 인권영화상을 수상하기도 한 이 영화는 80년 사북에서 일어난 광부들의 파업과 그 이후 신군부가 이들에게 저지른 만행을 최초로 증언한 다큐멘터리이다.(본지 기사 2002년 6월 6일자 참조)

"기억과 망각 속에 묻혀있는 아픔을 불러낸 진혼의 굿판", "파묻힌 채 왜곡되고 굴절된 사북의 아픈 진실을 양지로 불어낸 작품", "설득과 증거 제시를 위한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한 흔적이 역력한 노작(勞作)" 등의 찬사를 받은 이 작품은 20여년 동안 응어리진 피해자들의 고통에 대한 첫 위로가 되었다. 이미영 감독은 인권영화제 상영을 시작으로 전국을 돌며 수십 차례 영화를 틀었고 광부들의 통한의 사연을 숨죽여 관람한 이는 3천5백여명에 이른다고 한다. 다음달 부산과 서울대에서도 상영이 예정돼 있어 '사북 항쟁의 진실'을 깨우치는 이들은 더욱 늘어날 것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폭도'로 몰렸던 이들의 '정치적 명예'는 복권되지 못했다. 사북항쟁은 '광부들의 근로조건 개선을 위한 파업' 그 이상의 역사적 의미를 갖는다. 오랜 독재에 눌려있던 민중들의 자유와 권리 그리고 민주화에 대한 열망이 분출된 '80년의 봄'을 가장 먼저 깨운 사건이었다. 그러나 국가는 아직 이들의 역사를 '민주화 운동'으로 '명예회복'시키지 않았다.

전국에 흩어져 있던 옛 광부들은 이 작품으로 힘을 얻어 사북노동항쟁추진위원회를 만들고 국가에 청원하고 투쟁하고 있지만, 명예회복법은 이들에게 차갑게 등을 돌리고 있다. 작년 12월에는 강릉에서 이들은 갱목을 지고 막장에서 노동하는 모습을 재현하며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한편, 이번 반딧불에서는 이라크에서 보내온 반전평화운동 소식도 접할 수 있다. <먼지, 사북을 묻다>의 조연출을 맡았던 성혜란 씨가 지난 2월 반전평화팀의 일원으로 출국해 이라크 현지의 일촉즉발의 상황을 담아 보내온 영상도 짧게 편집해 함께 상영될 예정. 국내 반전운동을 기록하고 있는 이 감독과 성 씨가 기록한 영상은 이후 반전에 관한 장편 다큐멘터리로 선보일 계획이다. 이 작품에서는 성 씨가 감독, 이 감독은 프로듀서의 역할을 맡았다. 이번 행사에서는 이 감독을 초청해 이라크 소식과 이들이 만들고 있는 다음 작품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광화문 아트큐브에서 19, 20일 7시 30분에 열리며 상영장 로비에서 이라크에서 보내 온 사진 전시회와 성 씨의 후원모금도 같이 할 예정이다.

◎ 문의 741-2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