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운동사랑방 후원하기

인권하루소식

미국 내에서 벌어지는 '인권과의 전쟁'


침략전쟁 개시 이후, 미군은 이라크에서 민간인 학살에 이어 외신기자들의 숙소와 알자지라 TV지국까지 폭격하는 등 인권을 무참히 짓밟고 있다. 이와 함께 미국은 국내에서도 또다른 인권과의 전쟁을 수행하고 있다.


◎ 갈수록 폭력화되는 경찰

지난 7일,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 경찰이 반전 시위대를 향해 고무총탄과 사과탄을 발사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AP통신에 따르면, 오클랜드 항구의 군수물자를 운반하는 선박회사 앞에서 평화적 피켓시위를 벌이던 시위대를 향해 경찰이 고무총탄을 발포, 시위대 10여명과 이를 지켜보던 부두노동자 6명이 크게 다쳤다. 심지어 수십 대의 오토바이를 탄 경찰이 달아나는 시위군중을 향해 최루가스와 파편을 분출하는 사과탄을 발사하기도 했다. 당시 시위의 대상이 된 Stevedoring Services of America라는 회사는 최근 이라크 움카스르 항구로의 운항 계약으로 4백80만 달러를 벌어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8일자 <알자지라> 영문판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 연방건물 앞에서 시위를 벌이던 18명이 구금됐고, 전쟁 발발 후 첫 이틀간 이 도시에서 체포된 인원은 2천 여명에 달한다. 7일 뉴욕에서도 군수산업체인 '칼라일' 건물 앞에서 "칼라일은 전쟁으로 자신을 살찌우고 있다"고 외치며 시위를 벌이던 수십 명이 체포됐다.


◎ 재갈 물린 표현의 자유

'딕시 칙스'에 이어 반전 발언을 한 락그룹 '펄 잼'도 미국인들의 거센 비난의 표적이 되고 있다. '펄 잼'의 리드싱어 에디 베더는 지난 1일 덴버에서 열린 콘서트에서 반전 발언과 함께 "부시는 리더가 아니라 텍사스 리거"라는 내용의 'Riot Act'를 부른 후 마이크 스탠드에 부시 대통령의 가면을 꽂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이에 분노한 수십 명의 팬들이 퇴장했고, 이후 펄 잼의 홈페이지도 비난과 불매운동을 선동하는 글들로 불타고 있다. 자신을 '자랑스런 양키'라고 부른 한 미국인은 "닥치고 노래나 불러라. 아니면 수잔 서랜든, 숀 팬 등과 함께 이 땅을 떠나라"고 폭언을 늘어놓기도 했다.

지난달 부시를 비판했다는 이유로 불매운동과 방송 중단, 음반 화형식의 대상이 됐던 '딕시 칙스'는 지금도 엄청난 협박 메일에 시달리고 있다. 내달 1일 그린빌에서 열리기로 한 콘서트도 항의집회 예정으로 취소됐으며, 발언의 주인공 나탈리 메인은 권총을 휴대하고 다닐 정도로 신변의 위협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군사재판 앞둔 미군 병역거부자

이라크전에 반대, 최초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를 선언한 한 미군이 군사재판을 기다리고 있다. 스티픈 이글 펑크라는 이름의 이 20세 청년은 "이번 전쟁은 부도덕하며 위선적"이라며 지난 1일 군복무 중단을 선언했다. 대학등록금을 지원받을 목적으로 지난해 말 군에 자원했던 펑크는 12주간 훈련을 받는 동안 매일 "죽여! 죽여!"를 외치도록 강요받았다고 증언했다.


◎ 하원에 제출된 유엔 탈퇴 법안

강력한 자유시장 주창자인 론 폴 하원의원(자유당)이 지난달 13일 "유엔은 미국민을 구속하는 법을 만들 어떠한 권한도 없다"면서 유엔 탈퇴를 위한 '2003 미 주권 회복법'(안)을 제출했다. 이 법안은 지난 1999년에도 제출됐다 통과되지 못했고, 이번에 다시 제출돼 하원 국제관계위원회의 심의에 부쳐져 있는 상태다. 현재 미국이 유엔을 대하는 태도를 고려해 볼 때, 이 법안의 제출이 하나의 해프닝으로 끝나리라는 보장도 없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