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 정보에 속지말고 우리끼리 공부하세!' '대화는 즐겨도 괜찮지만, 절대 학교·이름·연락처 말하지 말 것!' '대화가 지겹다 싶으면 마스크를 써버려!'
'네이스 반대 1인 시위'를 하고 있는 청소년들이 만든 행동지침이다.
지난 7월 29일부터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 '네이스 강행처리 반대'를 외치며 부산교육청 앞에서 1인 시위에 나선 이들은 '청소년을 위한 희망네트워크 작은숲'(아래 작은숲) 청소년들. 작은숲은 <부산 청소년의 힘>, <전국중고등학생연합 부산지역(준)> 등 부산지역의 10개 청소년 동아리들이 함께 하고 있는 네트워크다. 네이스 반대 1인 시위는 지난달 초에 꾸려진 작은숲 '네이스 기획팀'에 의해 진행되고 있다.
앞서의 1인 시위 행동지침은 교육청 앞에서 하는 '학생 시위'인 만큼, 피켓의 내용이 틀렸다고 거짓 정보를 흘리거나 은근슬쩍 접근해서 정보를 캐내려는 교육청 직원과 '어느 학교인지 확인하라'는 교육감의 엄포 등에 대응하기 위한 나름의 자구책인 셈이다.
방학인데도 이어지는 보충수업에서 몰래 빠져나와야 하는 어려움과 '학생인데 왜 나서냐'는 곱지 않은 시선에도 불구하고 네이스 반대 목소리를 내는 데 이들은 당당하다. 내부 논의를 통해 네이스 '시정' 주장에서 '철폐'로 의견을 모았다는 이들은 "시정을 요구하게 되면 청소년들의 동의없이 정보를 수집한 것을 인정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한다.
부산 청소년의 힘 회원 박정훈(고3) 씨는 "정보수집 자체가 잘못된 것이기 때문에 네이스 철폐가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박정훈 씨는 네이스 문제가 자기정보통제와 관련된 정보인권의 문제만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네이스 강행의 문제는 청소년을 하나의 인격체로 보지 않는 어른들의 잘못된 시각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며 "(정보의 주체인) 학생들의 동의를 전혀 묻지 않고 네이스를 실시하는 것은 학교 안에서 학생들의 어떠한 정치적 권리도 인정하지 않는 데 그 본질적 원인이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청소년이 참여하고 결정할 수 있는 권리, 모일 수 있는 권리에 대해서도 폭넓게 알려 나가야 한다는 게 이들의 생각이다.
1인 시위에 참여했던 전국중고등학생연합 부산지역(준) 김동현(고3) 회원은 "평소 알고 지내던 친구가 '네이스를 반대한다'고 나서면, 주변에서도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학생의 권리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네이스 문제에 학생들이 나서야 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학교에서 가까운 친구에게 전달을 하면 이것이 반을 바꾸고, 결국엔 학교를 바꾸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며 희망을 나타냈다.
지난 2일 네이스 반대 거리캠페인까지 벌인 이들은 부산지역뿐 아니라 네이스 문제와 관련한 '전국적인 학생 네트워크'의 결성도 구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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