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매매 산업에 유입돼 있는 여성장애인을 보시면 ☎364-8297(빨리구출)로 연락주세요." 참혹한 인권유린을 당하고 있는 여성장애인의 성매매를 근절하기 위해 여성인권단체들이 공동 대응틀을 구성했다. 성매매근절을위한한소리회, 여성장애인 성폭력상담소 등 7개 여성인권단체들은 27일 오전 11시 성프란치스꼬 교육회관에서 '여성장애인 성매매 근절을 위한 연대'(아래 근절연대) 발족식을 갖고, 여성장애인 성매매 긴급전화를 함께 개통시켰다.
근절연대는 "최근 성매매 업소 업주들이 '말 잘 듣고, 다루기 쉬운' 여성장애인을 성산업에 끌어들이는 경향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성매매된 이들 여성장애인들은 대개 비장애 여성보다 더 참혹한 인권유린을 당하고 있지만, 장애인 등록이 되어 있지 않은 데다 업소 종업원 명부에조차 기록되어 있지 않아 그 사실이 철저히 은폐되고 있는 실정이다. 더구나 가정과 사회의 폭력과 차별을 견디다 결국 성매매 산업으로 유입된 여성장애인의 경우는 업주가 폭력과 폭언을 행사하더라도 '자신을 받아주고 고용시켜 준' 업주와 공간에 오히려 감사하며 살아가는 비극적인 경우조차 있다.
이에 여성인권단체들은 스스로 성매매 현실에서 벗어나는 것이 불가능한 여성장애인들을 지원하기 위한 특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근절연대를 결성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올 1월 경기도 성남시 중동에 위치한 성매매 집결지역에서 2명의 장애여성을 긴급 구출하게 된 사건은 이들 단체들이 여성장애인 성매매 피해 경험의 특수성과 심각성을 자각하고 이 문제에 더 이상 침묵해서는 안된다는 결심을 하도록 만드는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당시 발견된 지체장애 여성과 정신지체 여성은 온 몸에 화상과 멍투성이었을 뿐만 아니라, 24시간 감시 하에 성매매를 강요당하면서 똥과 오줌을 강제로 먹었던 경험까지 있는 것으로 드러나 커다란 충격을 안겨줬다.
성매매근절을위한한소리회 조진경 사무국장은 "이들 여성장애인들은 대부분 나갈 곳이나 재취업할 곳이 없기 때문에 한번 유입되면 도망을 가거나 스스로 그만두는 경우가 거의 없다. 따라서 여성장애인의 성매매 유입에 대해 알 수 있는 방법은 주변 사람들의 신고밖에 없다"면서 향후 전국의 성매매 집결지역을 중심으로 여성장애인 성매매 긴급전화의 존재를 널리 알리기 위한 홍보 활동을 벌여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근절연대는 향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 △여성장애인 성매매 전문상담소와 보호시설 설치 △성매매 방지법안 내 여성장애인 특화조항 삽입 △탈성매매와 사회 참여 지원 등을 촉구해나갈 방침이다. 이와 함께 향후 전국에 있는 12개 여성장애인 상담소를 통해 여성장애인 쉼터 현황을 파악하는 한편, 성매매된 여성장애인의 구출, 의료·법률 지원, 법제도 정비 등의 활동도 계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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