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입국관리사무소 단속반원들이 가스총까지 사용해 이주노동자들을 연행하고 연행 중에도 폭력을 행사한 데 대한 비난이 확산되고 있다.
명동성당과 성공회대성당 등지에서 강제추방 저지 농성을 벌이고 있는 이주노동자 농성투쟁단은 8일 오후 2시 30분경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 모여 규탄집회를 개최하고, 지난 7일 방글라데시 대사관 근처에서 화성외국인보호소로 연행된 두 명의 이주노동자를 즉각 석방할 것을 요구했다.
당시 현장에 있던 네팔 출신 J.K 푸리 씨에 따르면, 출입국관리사무소 단속반원 2명은 스크럼을 짜고 연행에 저항하던 이주노동자들을 향해 1미터 가량 떨어진 거리에서 가스총을 한 방 씩 발사했다. 이후 단속반원들은 가스총을 맞고 실신한 이주노동자 깨비 씨와 헉 씨를 연행해 갔다. 8일 이들을 면회한 명동성당 농성지원단은 "당사자들이 차로 연행되는 과정에서도 얼굴과 머리를 맞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한편 비자 신청을 목적으로 방글라데시 대사관을 방문했다가 연행상황을 목격한 이정호 신부(마석 샬롬의 집 소장)도 이를 만류하는 과정에서 단속반원들에 의해 발길질을 당하고 대로변에 내팽개쳐지면서 실신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규탄집회 참가자들은 가스총까지 등장한 것은 이주노동자에 대한 한국정부의 억압이 극에 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마석 샬롬의 집 이영 신부는 "폭력이 난무하고 인권이 유린되는 이 땅을 차라리 떠나고 싶다"며 "이 나라가 40만 이주노동자를 포함한 모든 이들에게 평등하게 살아갈 권리를 가져다주는 기쁨의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평등노조 이주지부 샤멀 파타 지부장은 "55일째 농성을 계속하고 있지만 한국정부는 쫓겨나지 않고 인간답게, 노동자답게 일하게 해 달라는 이주노동자들의 요구를 외면하고 있다"며 "동지들을 연행해 간다 해도 우리는 흔들림 없이 끝까지 싸워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오는 16일부터 제조업체를 중심으로 '불법체류자 합동단속'을 강화할 예정이어서 또 한번 '노예사냥' 광풍이 몰아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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