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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반딧불 '부안을 가다 핵을 넘다'

부안 반핵투쟁과 일본 피폭노동자들의 증언 기록


생존권을 위협 당하고, 경찰의 폭력적인 진압을 수시로 마주하면서도 2백여 일 동안 계속 되었던 부안 주민들의 핵폐기장 반대 투쟁. 이 험한 시간을 이끈 주된 동력은 "그 어디에도 핵폐기장 유치는 안 된다"고 외치며, 정부를 향해 에너지 정책의 변화를 촉구했던 부안 주민들의 건강한 민심에 있다. 2월 인권영화 정기상영회 '반딧불'에서는 "부안을 가다, 핵을 넘다"는 주제로 '현재 진행형'인 부안 반핵 투쟁의 의의를 되새겨 본다.

첫 번째 상영작은 <광장을 지키는 사람들-부안 핵폐기장 반대투쟁 영상기록>이다. 이 영상물은 뙤약볕 내리쬐는 뜨거운 여름부터 시린 겨울에 이르기까지, 변함없이 계속되었던 부안 주민들의 힘겹고도 역동적인 투쟁에 대한 애정 어린 시선의 기록물이다. 물리적인 폭력을 동원하고 얄팍한 말바꾸기를 지속하는 정부에 대항하여 학생들은 등교를 거부하고, 직종에 상관없이 상당수의 부안 주민들은 안정적인 생활을 포기한 채 촛불을 손에 켜고 민주광장으로 나선다. 카메라는 이같이 온갖 권모술수가 횡행하는 가운데에서도 여전히 건재한 부안 주민들의 반핵 의지 그 면면을 포착한다. 전북인터넷대안신문 '참소리'에서 제작한 이 영상물은 몸소 현장에서 희노애락을 함께 나누었던 부안 주민과 활동가들의 촬영으로 완성되었다.

독일 감독 니콜라스 릴이 만든 <핵발전소 단지>는 일본 오사카 근방의 핵발전소에서 일했던 노동자들과 유족들의 증언을 엮어가면서 피폭 노동자들의 건강권과 생존권을 부각시킨다. 한국과 더불어 핵발전을 공격적으로 추진하며, 제3세계 국가들에게 핵산업의 확장을 꾀하는 일본 사회의 우울한 어제와 오늘이 비춰진다. '선진국' 일본의 요란한 허상 뒤에 감춰진 피폭 노동자들의 피폐한 이미지들을 마주하다 보면, '핵' 자체가 품고 있는 위협에 대한 섬뜩함이 절절히 다가온다. 더불어 이 작품은 핵관련 시설이 자본주의 사회의 질서를 그대로 반영하는 '산업'의 구성 요소로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을 놓치지 않는다. 핵산업의 수직적인 피라미드 그 꼭대기에는 거대 자본이 안착해 있는 반면, 일상적으로 빈곤에 노출되어 있는 이들이 불가피하게 피폭 노동자로서 삶을 강요당해 산송장으로 삶을 마감하고 있음에 주목한다.

영화 상영 후, 부안 반핵 투쟁에 적극 동참했던 활동가를 초청하여 "핵 발전이 저렴하다" "원자력 에너지가 깨끗하다" 등 정부 및 핵 폐기장 유치를 찬성하는 측 주장의 허구성을 짚어 본다.

△때 : 2월 28일(토) 오후 3시 30분
△곳 : 영상미디어센터 대강의실 (http://www.mediact.org/center/map.htm)
△문의 : 02-741-2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