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단속·추방에 저항하며 30여일 단식을 벌여온 이주노동자들이 18일 단식을 정리하고, 새로운 결의를 다졌다.
명동성당 농성투쟁단으로 단식에 참여했던 라디까 씨는 "한국정부는 우리가 죽든지 말든지 상관 않지만, 우리는 우리 권리 찾을 때까지 갈 것"이라고 결의를 다졌다. 또한 까리만 씨 는 "투쟁이 이 단식과 함께 끝나는 것이 아니다. 앞으로 강하게 더 열심히 싸워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날 이주노동자들은 단식을 접지만 정부의 단속·추방에 대한 저항은 결코 끝난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주노동자들의 강제출국거부운동이 확산되자 정부는 지난 2월 15일 명동성당 농성투쟁단 대표 샤멀 타파 씨를 표적 연행했고, 이에 이주노동자들은 단식으로 저항해왔다. 화성 외국인보호소와 여수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 단식을 벌인 깨비, 굽타, 샤멀 씨는 건강상태가 악화되어 지난주부터 입원치료를 받고 있으나 보호소 측은 '돈이 없다'는 등의 핑계로 계속적인 치료에 난색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주노동자들의 목숨을 건 단식은 정부의 실패한 이주노동자 정책을 폭로하였고, 또 이들의 인권유린 상황을 알리는 계기가 됐다.
한편 이날 저녁 농성장에서는 세계화로 인해 강요되는 이주노동을 파헤친 '세계의 난민들'과 한국에서의 이주노동자들 투쟁을 기록한 'which is illegal?' 등 영화 두편이 상영되었다. 농성중인 이주노동자 민수(네팔) 씨는 영화를 보고 "또 다른 힘이 생긴다"며 "'이 일은 꼭 해야 한다. 한번 더 내 자신을 깨워라, 일어나라' 그런 메시지를 받았다"고 밝혔다. 또 김유진 씨는 "농성중인 이주노동자들과 함께 보게 돼서 더 감동적인 것 같다"며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이런 기회가 있으면 이주노동자들의 투쟁을 이해하고 지지하게 될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추운 날씨에도 130여 명의 관객들이 농성장을 가득 메워 이주노동자 투쟁에 힘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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