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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하루소식

"파병하려면 우리를 밟고 가라"

학생·사회단체, 자이툰 부대 앞 밤샘농성

추가파병부대인 자이툰 부대가 3일 이라크로 떠날 예정인 가운데 학생·사회단체들의 투쟁이 뜨겁다. 살인적인 폭염 속에서 걷고, 밥을 굶고, 밤샘 농성을 하는 이들의 간절한 외침은 파병 철회이다.


"파병 안돼, 절대 안돼"

이라크파병반대비상국민행동(아래 국민행동) 소속 500여 명의 사람들은 2일 오후 4시 경기도 광주 특전 교육단 자이툰 부대 앞에 모여 정부의 파병 강행을 강력히 규탄했다.

민주노동당 천영세 의원은 "파병부대가 있는 이곳까지 오지 않기를 바랬는데 결국 파병의 날, 치욕의 날이 오고야 말았다"며 "자주, 평화의 나라를 만들기 위해서 온몸을 던져서 파병을 막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파병철회를 요구하며 단식농성을 하고 있는 최종수 신부는 "이라크 국민들에게 군대가 해방군입니까 침략군입니까"를 물은 뒤 "만약 이라크가 재건되어서 독립기념관이 세워진다면 부시와 노무현은 나란히 침략자로 전시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날 집회 참가자들은 '파병강행 노무현 규탄', '죽음을 부르는 한미동맹 거부'가 앞뒤로 적힌 붉은색 전단을 흔들며 한 목소리로 파병 철회를 외쳤다. 또 "태극기 덮혀 들어 올 관들을 바라지 않는다"는 등의 피켓으로 파병이 가져올 비극을 경고하기도 했다. 집회가 끝나갈 무렵에는 참가자들이 모두 길을 막고 누워 "이라크 파병을 하려면 우리를 밟고 가라"고 소리치며 시위를 벌였다.


200여 명, 자이툰 부대 앞 밤샘 농성

집회가 끝나고 참가자들이 자이툰 부대원들에게 쓴 편지를 전달하기 위해 부대 진입을 시도하자, 경찰이 소화기를 뿌리는 등 한때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결국 1시간 여 동안의 실랑이 끝에 경찰의 저지선이 뚫리면서 참가자들은 200m 정도 떨어져 있는 부대 정문 앞까지 진입했다.

3일 오전 7시 자이툰 부대가 서울공항에서 출국을 한다는 일정에 따라, 이들은 부대 앞에서 촛불 집회를 갖고 밤샘 농성을 한 후, 새벽 4시부터 서울 공항으로 이동해 파병 결사 저지를 위한 결의대회를 가질 계획이다.


각계 각층, 파병 철회 한 목소리

이미 광화문 열린 공원에서는 민주노총 이수호 위원장을 비롯해 수십 명의 사회 각계 대표들이 파병 철회를 요구하며 10만인 릴레이 단식농성을 11일째 하고 있다. 또한 2일 오전 11시에는 반전평화기독연대, 불교인권위원회 등 종교인들이 청와대 앞에 모여 파병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파병국들의 철군도미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 정부가 기어이 파병을 강행한다면 전세계 평화를 염원하는 민중들로부터 침략국가로 낙인찍히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