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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카로 물구나무] G20세대라굽쇼?!


아직도 G20타령이다. 올해는 이 지긋지긋한 G20이란 말을 안 듣게 될 줄 알았다. 그런데 이게 무슨 말? G20세대란다. 정부가 스스로 만들어 퍼트리고 있는 이 단어는 대략 “세계를 무대로 뛰고 경쟁을 주저하지 않으며, 창조적 도전정신에 불타는 젊은이”라는 뜻이란다. 이 대통령은 라디오 연설에서 “긍정의 힘”, “세계무대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며 재차 G20세대의 특징을 꼽았다. <무한도전>의 노홍철에게서 ‘긍정의 힘’을 배우고, 두려워하는 것은 오직 이명박의 독선일 뿐인 나로서는 정말 이해되지 않는 말이다. 하긴 이해되지 않는 행각이 어디 이뿐이었던가.


급기야 얼마 전부터는 G20세대를 노골적으로 홍보하는 동영상 광고가 전파를 타고 있다. 다양한 젊은이들이 등장하고 그들은 G20세대라는 호칭 또는 굴레를 얻었다. 촌스럽기 그지 없는 이 용어는 얼마 안 가 자연 소멸될 것으로 보이지만 그래도 혹시 그 G20세대에 나도 포함되는 건가 생각하면 열 받는다. 나라에서 그렇게 ‘밀어주면’ 우리가 “네, 우리는 자랑스러운 G20세대입니다.”라고 고마워할 줄 알았나? 국가가 왜 나의 정체성을 규정한단 말인가. 이런 식의 프레임은 G20 개최를 업적처럼 치장하고 사회의 엘리트를 일반 대중과 동일시하려는 꼼수인 것이 훤히 보인다. G20세대 광고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적어도 나와 엄청나게 거리가 멀어 보인다. 솔직히 그들이 부럽지도 않다.

정부는 아직도 국민을 얼빠진 멍청이로 여기나보다. 고맙게도 이런 촌스러운 행각 덕분에 눈을 감지 않고 살아가게 된다. 정부는 함부로 국민의 정체성을 규정짓지 마시라! 나는 당당하게 G20세대임을 거부하겠다!
덧붙임

하라 님은 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