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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으로 퍼져가는 평화의 목소리

평택 미군기지 확장 반대와 한미 FTA 협상 저지를 위한 전국행진

별이 쏟아지는 대추리로 가요 (도두리로 가요) / 평화가 넘치는 대추리로 가요 (도두리로 가요) / 아름다운 마을을 지켜주세요
우리들의 대추리로 가요(도두리로 가요) / 추억이 넘치는 대추리로 가요 (도두리로 가요) / 드넓은 들녘을 지켜주세요
불타는 그 노을 처음으로 느꼈네 / 사랑의 발자국 끝없이 남기며 / 별이 쏟아지는 대추리로 가요 (도두리로 가요)
평화가 넘치는 대추리로 가요 (도두리로 가요) / 아름다운 마을을 지켜주세요
-평택으로 가요(‘해변으로 가요’ 개사)-

2004년 9월 1일 평택 주민들이 시작한 촛불집회가 벌써 2년을 넘어섰다. 사상 유례 없는 730여 일의 촛불집회. 축하하기에는 가슴이 너무 아픈 기록이다. 그러나 정부는 이러한 주민들의 우리 땅과 생명 그리고 평화를 지키겠다는 의지의 소리에 강제철거라는 위협의 칼날을 세우고 있다. 또한 보수언론은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듯 주한미군의 재배치 과정에서 드러나는 미군의 신속기동군화로 발생할 문제점은 덮어두고 이에 맞선 평택주민들 그리고 함께 투쟁하는 모든 이들의 정당한 목소리를 보상금을 더 받기 위한 투쟁으로 매도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평택 미군기지 재배치가 미국을 중심으로 하는 군사패권을 강화하려는 전략의 하나임을 망각한 채 ‘주한미군이 전쟁의 위협에서 한국을 지킨다’는 구시대적 논리로 한국사회를 뒤흔들고 있다.

지난 7월 서울에서 평택까지 행진한 '평화야, 걷자' 행사에 참가한 참가자들

▲ 지난 7월 서울에서 평택까지 행진한 '평화야, 걷자' 행사에 참가한 참가자들



이에 맞서 9월 8일 ‘행진’이 행진한다. ‘평택 미군기지 확장 반대와 한미 FTA 협상 저지를 위한 전국행진’. 이것이 ‘행진’의 정식명칭이다. 여기에 우리가 떠날 수밖에 없는 이유가 명시되어 있다. ‘평택 미군기지 확장 반대’. ‘한미 FTA 협상 저지’. 평택 미군기지 확장을 반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미 FTA 협상을 저지하기 위한 투쟁 역시 중요하다. 1, 2차 협상을 거치며 내용이 구체화되고 있는 한미 FTA는 3차 협상을 앞두고 있지만 그 내용은 알 길이 없다. 국가가 국민들의 생존권이 달린 문제를 국민의 동의 없이 진행시키고 있는 것이다. 그 속에 민중은 없다. 오로지 이 사회 기득권의 요구와 자본가들의 이익만 있을 뿐이다. 결국 한미 FTA는 우리 사회의 빈곤 문제를 더욱 심각하게 만들 것이다. 이렇듯 두 사안은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다. 하나의 투쟁이 다른 투쟁을 고립시키는 상황이 발생한 적이 없지는 않지만, 평택 미군기지 확장 반대와 한미 FTA 협상 저지라는 두 개의 중요한 투쟁이 연대하고 함께 할 수 있도록 이제 전국행진을 시작하는 것이다. 또한 민중들의 귀를 막고 있는 보수언론의 벽을 넘어 민중들을 찾아가는 투쟁을 벌임으로써 민중을 중심으로 하는 투쟁을 전개할 계획이다.

‘행진’은 9월 8일을 기점으로 전국을 돌며 9월 24일 ‘9.24평화대행진’으로 이어지는 투쟁을 전개할 예정이다. 의정부, 인천, 군산, 광주, 나주, 창원, 부산, 울산, 대구, 구미, 제천, 청주, 대전, 부천 그리고 다시 서울로 이어지는 행로. 이러한 행로 속에서 ‘미군기지 확장 반대와 한미 FTA 협상 저지’만을 외치는 게 아니라 각 지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투쟁들과 결합함으로써 새로운 연대투쟁의 고리를 구축함과 동시에 지역의 투쟁을 전국의 투쟁으로 확장시키는 게 목표다. 예를 들어, 현재 군산에서는 국방부가 매향리 폭격장을 직도로 이전하는 것을 강행하고 있는 가운데 주민들은 폭격장 이전을 반대하며 투쟁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인천 문학산의 경우 패트리어트 미사일 배치 반대·MD규탄에 대한 투쟁을 벌이고 있으며, 부산에서는 한미정상회담 반대집회가 진행될 예정이다. 이렇듯 지역의 투쟁들과 함께 함으로써 지역의 투쟁을 우리의 투쟁으로 받아들이고, 우리의 투쟁을 지역에서 함께 함으로써 진정한 민중이 중심이 되는 ‘평택 미군기지 확장 반대, 한미FTA협상 저지’를 완성시킬 것을 기대하고 있다.

현재 대추리, 도두리 마을은 인권의 사각지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찰에 의한 인권침해, 불법불심검문, 통행제한 등 이 모든 것이 버젓이 자행되고 있다. 주민들은 더 이상 이러한 어처구니없는 행태를 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다. ‘평화’라고 하는 말에는 두 가지의 의미가 있다고 한다. 하나는 자신에게 주어진 만큼의 평화를 누리는 소극적인 평화이고, 또 다른 하나는 평화롭게 살 권리를 짓밟는 모든 것에 저항하며 얻어내는 적극적인 평화다. 정부는 이제까지 국가에서 정해준 테두리 안에서만 평화를 누리라고 강요했다. 하지만 더 이상 거기에 안주할 수는 없다. 더 큰 평화를 우리의 손으로 만들어 갈 것이다. 9월 24일 ‘행진’의 여정은 끝이 난다. 하지만 진정한 우리의 행진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진정한 민중의 평화가 오는 그 날까지.

“...
이제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긴 당신. 이제 치유의 길은 없습니다. 더 이상 조롱하지 말고, 그리고 더 이상 고통 주지 말고... 모두를 죽이고 당신 뜻을 이루십시오. 그리고 당신은 훗날 한미동맹을 공고히 했다고 평가받으며 그 때 수많은 이름없는 민초가 명멸해갔다고 함께 기록되길 바랍니다.“
-구속된 대추리 김지태 이장이 노무현대통령에게 쓴 편지에서-


덧붙임

권순택 님은 문화연대에서 활동하고 있는 활동가입니다.